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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단독]경찰 수사때 드루킹 자료 일부 누락… 특검 “의도적 아닌 수사역량 한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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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팀, 원점서 전면 재분석… 김경수와의 관계 규명자료도 검증

킹크랩 구축 ‘서유기’ 소환 조사

‘드루킹 댓글 여론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수사기록에서 일부 누락된 자료를 파악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디지털 증거물의 전면 재분석을 위해 휴대전화나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 장비의 정보를 분석해온 전직 국가정보원 출신 포렌식 전문가를 합류시키고, 고가의 최첨단 분석 장비도 도입하기로 했다.

특검 포렌식팀은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포렌식 수사 기록을 검토한 결과 정보의 추출도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그 정보들을 짜 맞추는 작업도 부실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의도적인 누락이 아니라 수사역량 등의 한계 탓으로 포렌식팀은 보고 있다. 경찰의 휴대전화 및 휴대용저장장치(USB메모리), 댓글 여론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에 이용된 노트북 등의 포렌식 조사를 원점에서 다시 분석 중이다.

누락된 것으로 파악된 일부 자료 중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 사이의 관계를 규명할 유의미한 자료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팀은 김 씨가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사무실(일명 ‘산채’)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컴퓨터 포렌식을 통해 2016년 10월 실제로 킹크랩을 돌린 기록이 있는지 등을 검증하고 있다. 김 씨가 이미 “김 지사가 당시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진술한 만큼 킹크랩 구동 기록 등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특검 포렌식팀은 최첨단 포렌식 장비도 2일 들여올 예정이다. 1차 60일, 최대 90일의 수사 기간 동안 26.5TB(테라바이트·1TB는 1024기가바이트)에 이르는 디지털 증거물의 분석을 끝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장비는 특별한 명칭 없이 ‘워크스테이션’(일종의 고성능 컴퓨터)으로 불린다. 장비 반입을 위해 특검팀은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의 13층 일부 공간을 비우는 작업을 1일 마쳤다.

현재 포렌식팀은 15명이다.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확보한 디지털 증거자료가 법적 증거로 채택될 수 있도록 법학 박사 출신의 국내 최초 포렌식 전문가, 국정원과 경찰 보안국, 대검찰청 포렌식팀 수사 인력도 합류한 상태다. 국정원 출신 전문가가 포함된 것은 원래 포렌식이 간첩사건에서 주로 활용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공모에서 킹크랩 구축의 핵심 실무를 맡은 ‘서유기’ 박모 씨(30·수감 중)를 1일 소환해 약 5시간 반 동안 조사했다. 특검팀은 박 씨를 상대로 지난 대선 전후로 킹크랩을 통해 어느 정도의 댓글 여론 조작 작업이 있었는지, 김 지사는 여기에 관여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혁 hack@donga.com·정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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