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외상전문의 24시간 대기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제 운영
암 진단부터 수술까지 2주 내
의료진은 매주 두 번 중환자 퇴실 여부를 논의한다. 환자 안전과 병실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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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암, 중환자실 적정성 평가 1등급
중환자실에는 전담전문의가 24시간 환자 곁을 지킨다. 고대구로병원이 중환자 관리에 특히 강조하는 것은 ‘전문성’이다. 중환자실로 이송된 환자는 주치의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로 변경된다. 주치의는 전담전문의와 환자 상태, 치료 방법을 논의하지만 실제 치료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긴급한 상황에서 주치의를 기다릴 필요 없이 전담전문의의 즉각적이고 연속적인 처치가 가능하다. 김남렬(외상외과) 중환자실장은 “분초를 다투는 중환자는 사소한 변화를 감지하고 즉시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의 실력을 다른 과 의료진이 신뢰했기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담전문의는 환자의 건강 상태, 치료 결과를 종합한 후 주치의와 추가적인 회의를 통해 퇴실 여부를 결정한다. 환자 안전을 담보하는 동시에 중환자실의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방식이다. 실제 중환자실에서 1년간 퇴실한 환자를 추적 조사한 결과 입원 시보다 병이 악화한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관련 내용은 올해 초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발표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외래에서는 숨은 중증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진단부터 공을 들인다. 환자에게 이상 징후가 감지될 경우 해당 과 전문의에게 손쉽게 진료 의뢰를 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급한 환자라고 판단되면 의사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진료 의뢰 후 24시간 내 실제 진단이 이뤄지는 비율은 90%를 웃돈다.
애초에 중증도가 높은 암 환자에게는 외래 진단부터 수술까지 2주 내 완료되는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적용한다. 암 진단으로 인한 환자의 부담과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말기·전이 암 환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 외과·종양내과·방사선종양학과 등 관련 진료과가 모여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 적용한다. 그 결과, 병원의 전이·말기 암 생존율은 국내 의료기관 평균치의 10%포인트를 웃돈다. 민병욱 부원장은 “암 등 중증환자 수술 역시 환자의 부담이 적은 최소 침습, 최소 절개를 추구한다”며 “전립샘·대장암 등 구조가 복잡한 조직의 암을 뗄 때는 최신 로봇수술기(다빈치 Xi)를 활용해 후유증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전이·말기 암 생존율 평균보다 10%P↑
고대구로병원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신속대응팀 운영 등 병원 전반의 중증환자 관리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
효과는 놀랍다. 도입 전 9개 외과 병동의 심폐소생술(CPR) 시행은 5건이었지만 도입 후 현재까지 CPR 건수는 ‘0(제로)’를 기록하고 있다. 김남렬 실장은 “처치가 필요한 환자를 선별해 사전에 조치하면 생존율을 3~4배 끌어올릴 수 있다”며 “향후 병원 전체 진료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고대구로병원의 중증환자 관리 시스템은 ‘진행형’이다. 지금도 2주마다 한 번씩 30여 명의 의료진이 ‘진료협력TFT(태스크포스팀)’에 모여 중증환자 관리 방안을 개선해가고 있다. 민병욱 부원장은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지역을 넘어 국내 중증환자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중증환자 관리 시스템을 끊임없이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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