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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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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마음의 문제 생기면 즉시 정신과 찾는 인식 확산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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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알츠하이머·파킨슨병

치료 약물 부작용 상당히 개선

자살 예방 위한 사회공헌 활동

인터뷰 오필수 한국룬드벡 대표

중앙일보

오필수 한국룬드벡 대표가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진행하는 ‘그린 리본 캠페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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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10일은 세계 정신건강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서 정신건강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는 약 470만 명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7억 명에 달한다. 만성질환이라는 당뇨병 환자 수보다 더 많다. 하지만 관심과 치료에 있어 혜택은 여느 질환에 미치지 못한다. 치료제 개발도 더딘 편이다.

룬드벡(Lundbeck)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분야 세계 1위 글로벌 제약회사다. 신약 개발뿐 아니라 정신건강 질환 인식 개선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

한국룬드벡 오필수 대표를 만나 정신건강 질환 약물의 개발 현황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 등을 들었다.



Q : 정신건강 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조기 치료가 중요한가.

A : “그렇다. 초기에 치료하면 그만큼 치료 기간이 줄어든다. 또 강한 약을 쓰지 않아도 돼 부작용에 따른 2차 치료도 필요 없어진다. 사회로 돌아가는 시간도 단축돼 사회·경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Q : 조기 치료가 왜 잘 안 되고 있나.

A : “정신건강 질환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정신건강 질환도 신체 질환처럼 아프면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숨기고 있다 보니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정신과 치료를 꺼리는 경향이 강하다.”




Q : 약에 대한 부작용이 심할 것 같다는 우려가 병원을 꺼리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A : “그렇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우리는 지난 100여 년간 정신건강 질환 약물 개발에만 집중하면서 부작용이 일어나는 여러 인체 리셉터(recepter)들에 대해 집중 연구해왔다. 그래서 부작용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대표적인 부작용이 입마름, 체중 증가, 성기능 장애 등이었는데 그런 부작용을 없앤 약들을 꾸준히 개발했다. 내성이나 의존성이 거의 없거나 줄인 약제도 생각 외로 많다.”




Q : 치료제 개발뿐 아니라 질환 인식 개선을 위해서도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A : “매년 정신건강의 날에 전 세계 정신과 의사들과 함께 ‘그린 리본 캠페인’을 진행한다. 덴마크 본사에서는 정신 및 신경 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환자 대변 단체 세미나를 진행한다. 각 단체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노하우를 공유하고 세분화된 워크숍을 한다. 또 우울증·알츠하이머병·조현병·파킨슨병 등 각 질환별 환자의 삶에 대해 알리는 매거진을 정기적으로 제작해 전 세계에 배포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정신건강을 위해 애쓰는 단체들이 모여 세미나를 진행하는데, 싱가포르 대통령까지 참석하는 중요 행사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부터 정식 행사를 시작한다. 올해는 시작이라 간소하게 진행되지만 내년부터는 정신건강 분야 오피니언 리더들과 함께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Q : 한국자살예방협회와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했다고 들었다.

A :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살자의 60%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대부분 적절한 정신과 치료를 받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다. 자살예방협회와 함께 자살을 막기 위해 여러 행사를 기획해왔다. 자살 위험자들을 돌보는 도우미를 교육시키는 데도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 중요한 것이 자살자들의 유가족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고 그로 인한 자살 위험도 커진다. 이들을 위한 ‘유가족 토크콘서트’ 등도 지원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자살예방협회로부터 ‘생명존중 및 자살예방 선도기업’ 1호로 선정된 바 있다.”




Q : 지역사회 정신건강 질환자들을 돕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던데.

A : “사내 봉사 동호회를 중심으로 치매로 고생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요양원에 찾아가 말벗이 되어드리기도 하고, 부족한 일손을 덜어드리기도 한다. 산책 동행 봉사도 한다. 어버이날에는 세족식을 하며 그들의 아픔을 생각하는 시간도 가진다.”




Q :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A : “우리 룬드벡은 1905년 덴마크 한스 룬드벡 박사가 세운 제약회사다. 처음에는 여느 제약사처럼 다양한 약물을 개발했지만 초기에 다 정리하고 정신건강 질환 치료제 개발에만 집중해왔다. 룬드벡 박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 재산을 환원한 ‘룬드벡 재단’에 의해 운영된다. 부동산 투자나 제약과 상관없는 사업 등을 할 수 없으며 오로지 약을 개발하는 데만 집중하도록 돼 있다. 우리의 사명은 이 룬드벡 박사가 추구한 가치에 따라 정신건강 환자들을 질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보다 나은 약을 개발하는 것이다. 앞으로 그들이 좀 더 자유롭게 약을 복용하고 빨리 치유될 수 있도록 정신건강 질환자들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캠페인을 펼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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