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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신의 양심이나 종교적인 이유로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한 사람들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판결이 오늘(1일) 나왔습니다. 종교와 양심 때문에 군대에 가지 않겠다고 한 건 현행법상 정당한 병역 거부 사유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유죄에서 무죄로 바뀐 건 14년 만입니다.
먼저 오늘 판결 내용 전형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양심적 병역 거부로 1, 2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던 오승헌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 취지의 판결을 내렸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대법관 9명은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입영을 기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병역 거부에 대한 종교적 신념, 즉 양심의 자유가 병역 의무에 의해 침해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김명수/대법원장 :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양심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되거나 본질적 내용에 대한 위협이 된다.]
대법관 다수는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는 양심의 조건으로 '깊고, 확고하고, 진실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병역 거부자의 성장 과정과 사회 경험 등을 검토하면 병역 거부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있는지 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대법관 4명은 양심은 주관적이어서 심사가 불가능하고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이번 판결은 헌법재판소가 대체 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약 4개월 만입니다.
[김진우 변호사/양심적 병역거부자 대리인 :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존중하였고, 법률해석적인 방법으로 위헌적인 상황을 제거하기 위해서 이런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합니다.]
대법관 다수는 양심적 병역 거부의 허용이 당사자들의 권리만 보호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다를 수 있는 자유'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김남성,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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