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지난 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른 조치다. 앞서 헌법재판소가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해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병무청은 신상공개를 유지해 사회적 낙인을 찍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1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인천병무지청은 최근 양심적 병역거부자 홍정훈씨(28)에게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공개 취소 및 행정제재 해제 알림’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인천병무지청은 이 공문에서 “우리 병무청에서는 병역법 제88조1항 등에서 정한 규정과 절차를 준수해 귀하의 인적사항 공개 등의 조치를 했으나, 대법원 판결에 의해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정당한 사유로 인정됨에 따라 명단 공개 조치 등을 취소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그동안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이름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왔는데 이를 취소한 것이다. 병무청은 홍씨 외에 다른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병무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하는 병역기피자의 신상을 공개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도 포함시켜 비판을 받아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양심의 자유에 따라 입영 거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일반적인 병역기피자와 다른데 병무청이 대체복무제도 마련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강제하면서, 신상까지 공개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사회적 명예를 실추시켰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열린 ‘정부의 양심적 병역거부 징벌적 대체복무제안 반대’ 기자회견에서 병역 거부자 및 사회단체 회원들이 대체복무제안 수정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18.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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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8일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을 위헌이라고 결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병무청은 신상공개를 계속하다 7월 중순에서야 일시 중지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김정숙 부장판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병무청의 신상공개가 부당하다며 취소해야 한다고 낸 소송에서 “병역의 의무 이행을 독려한다는 입법취지와 달리 사회적 불명예와 고통을 가하는 처벌수단으로만 기능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양심적 병역거부자들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결국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가 포함되고 형사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병무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 신상공개를 직접 취소하면서 관련 소송들은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대리해온 이창화 변호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신상공개는 기존의 병역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이었다”며 “이제 병무청조차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일반적인 병역기피자와 다르게 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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