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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시리아 철군 이어 셧다운까지…“트럼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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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 시한 내 타결 실패로 미 연방정부 셧다운

크리스마스 연휴 지나 내년 초로 이어질 가능성도

IS 담당 특사도 시리아 철군 반발하며 사퇴서

켈리·매티스 ‘어른들’ 빠지며 트럼프 독주 심화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을 놓고 22일 자정(현지시각)부터 벌어진 미국 연방정부 일부 셧다운(업무 정지)이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견해차가 팽팽해, 셧다운이 내년 초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22일 본회의를 소집해 예산안 협상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과 점심 식사를 한 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게 보냈으나 이견만 재확인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다음 본회의를 27일에 열겠다고 밝혔다. 그때까지 셧다운이 계속된다는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21일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휴가를 가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백악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남쪽 국경의 불법행위 위기는 진짜이고, 우리는 위대한 강철 장애물이나 벽을 지을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전을 폈다. 그러나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본회의에서 “장벽을 위한 예산은 오늘도, 다음주도, 내년에도 결코 상원을 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예산안 처리 시한인 21일 장벽 예산 50억달러(약 5조6225억원)를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민주당이 국경 수비 예산 13억달러만 승인하겠다고 맞서면서 이튿날부터 일부 연방정부 기관들이 셧다운에 들어갔다. 셧다운은 15개 부처 중 국토안보부 등 9개 부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방공무원 210만명 가운데 생명·안전에 관한 필수 업무에 종사하지 않는 약 38만명이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하지만 22~26일은 주말과 크리스마스 연휴여서 아직 셧다운의 직접적 피해는 크지 않다.

공화당은 연휴에도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1월3일부터 하원 다수당이 되는 민주당과, 그 전에 장벽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 대 강’으로 맞서, 셧다운이 내년 초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리아·아프가니스탄 철군 결정,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반발 사퇴, 셧다운이 이어지면서 워싱턴 정가는 삽시간에 ‘트럼프발 정국 한파’를 맞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2년)을 돌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판단에 확신을 가져가고, 사람들과 더욱 분리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갈수록 조언자가 필요 없다고 느끼고, 최근에는 자기 편이 없다는 점을 불평하면서 “나는 완전히 버림받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신 그는 핵심 지지층을 바라보며 가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

고위 관료 이탈도 이어졌다. 매티스 국방장관에 이어 이슬람국가(IS) 격퇴 담당 브렛 맥거크 특사가 시리아 철군에 반발해 사퇴하기로 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21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사퇴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매티스 장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 ‘어른’ 참모들이 떠나는 것을 두고 “트럼프를 막는 시대는 끝났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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