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신뢰한다는 것, 신뢰받는 사람이 되는 것, 둘다 어렵다.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 당하기도 하는 세상이다.
"돈(권력) 맛을 보더니 사람이 변했다. 어쩜 저럴 수 있지?"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이러한 질문 자체가 부질없다고 말한다. 그는 "일관적으로 신뢰할 만한 사람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인간은 늘 단기 이익과 장기 이익 사이에서 끊임없이 줄다리기하며, 한 사람의 신뢰성이란 상황적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신뢰'란 '움직이는 것'이란 얘기다. 신뢰를 가늠하는 방식 중 하나인 ;평판' 역시 사실상 환상에 불과하다. 평판은 과거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미래에도 평판대로 움직일지 아무도 알 수 없다.
저자는 신뢰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방식은 물론 자신과 타인의 신뢰성을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을 책에 실었다. '왜 부자들은 거짓말을 잘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남을 쉽게 믿을까?', '온라인에서 만난 친구, AI 로봇을 믿어도 될까', '눈길을 피하는 사람을 믿어도 될까?' 등 책 속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계속 던지며 통념을 깨는 통찰로 답한다. '신뢰'라는 도덕적 문제를 과학을 통해 밝히면서 "신뢰란 선악의 문제가 아닌 이익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라고 역설한다.
◇신뢰의 법칙=데이비드 데스테노 지음. 박세연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360쪽/1만6000원.
배영윤 기자 young25@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