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14일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가 1996년 작성한 기사. 그가 오보라고 지적한 대부분의 기사는 사실이었다.│5·18민주화운동 기록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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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왜곡되거나 은폐된 진실을 균형 되고 객관적으로 규명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이 추천한 일부 인사는 오히려 5·18의 진실을 부정해 왔다.
이동욱 전 기자가 대표적이다. 월간조선 기자로 일하던 그는 1996년 4월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그는 기사에서 “5·18과 관련해 보도된 신문기사를 검증해 보기로 했다”며 10개 보도에 대해 분석했다.
그는 “성폭행, 화염방사기 사용, 교도소 내 50여명 타살, 지휘권 이원화, 지뢰매설, 광주투입 전 실탄지급 보도는 모두 오보 과장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 기사가 보도된 이후 당시 ‘5·18 학살자 재판회부를 위한 광주전남 공동대책위원회’는 공개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5·18당시 진압봉을 들고 소총을 소지한 채 광주 도심을 행진하는 공수부대원들. 화염방사기를 등에 짊어진 공수부대원이 보인다. │5·18기념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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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당시 ‘오보’라고 단정한 보도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다. 5·18당시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은 지난해 정부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5·18 계엄군 등 성폭행 공동조사단’은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폭행과 성추행이 최소 17건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계엄군이 광주 투입전 실탄을 가지고 있었고 화염방사기를 사용했다는 것도 사실이다. 공수부대가 당시 작성한 전투상보에는 광주에 투입되면서 ‘대간(첩)작전 기준으로 각종 탄약을 휴대 했다’고 기록돼 있다. 공수부대는 1인당 60발의 M-16 소총 실탄을 챙겨왔다. 공수부대의 출동 장비에는 화염방사기도 포함돼 있다.
5·18당시 광주에 투입됐던 공수부대가 출동하면서 지급받은 장비를 기록한 문건. 개인당 60발의 실탄이 지급됐고 화염방사기 도 가지고 왔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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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도소에서 시민들이 타살 당했다는 것도 50명은 아니지만 이미 확인된 내용이다. 전남대에 주둔했던 3공수는 5월21일 광주교도소로 주둔지를 옮기면서 연행했던 시민들을 끌고 가면서 폭행해 여러 명이 숨지자 교도서 내에 암매장하기도 했다. 5월24일 계엄군들은 서로를 시민군으로 오인해 교전을 벌였는데 이 과정에서 미리 매설한 클레이모어지뢰도 사용했다. 지뢰매설 역시 사실이었던 것이다.
조진태 5·18기념재당 상임이사는 “이미 확인된 5·18의 진실도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진상규명을 맡길 수 있겠느냐”면서 “한국당이 추천한 인사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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