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포방터시장 내 '어머니와아들' 닭곰탕집 앞. 김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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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방터시장 연돈(옛 돈카). 김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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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지난 16~19일 시장 상인 30명을 만나 인터뷰해 보니 23명이 "(방송 전보다)매출이 올랐다"고 말했다.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상인은 5명에 불과했다. 카페 사장 오 모(41) 씨는 "처음엔 하루에 20만원씩 더 벌었다"고 말했다. 떡집을 하는 임낙용(61)씨는 "우리 집만 하더라도 20%가 올랐다. 상권이 커지는 게 눈에 보인다"고 했다. 정육점을 하는 박근수(65) 씨는 "하루 500명이 왔다 갔다 하는데 매출이 안 오를 수 없다"고 했다.
"권리금, 직원, 외지인 건물주" 포방터 '3無'
지난 19일 포방터시장 골목. 김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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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건 3.3㎡(1평)당 1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임대료다. 정 회장은 "5평에서 10평짜리 가게가 대부분으로 월세가 30만원에서 60~70만원, 모퉁이 목 좋은 데만 100만원"이라고 했다. 2003년에 '보리밥' 식당을 연 백광자(59)씨는 "처음 문 열었을 때 월세가 55만원, 지금 60만원(부가세 포함)"이라며 "어려운 시절엔 월세가 밀린 적도 있었지만, 그래도 임차료가 오르지 않아 버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2003년 4500원 하던 보리밥 가격은 16년이 지난 지금도 6000원을 유지하고 있다. 낮은 임대료 덕분에 가성비가 가능했다는 말이다. 혼자서 하루 300~500개의 만두를 빚는 김숙희(68)씨 가게의 월세는 30만원에 불과하다. 한달 매출은 500만~600만원 안팎이지만 저렴한 임대료 덕분에 1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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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의 임대료는 포방터보다 서너배 높다. 서촌의 한 부동산중개소 대표는 "20~50평 상가의 경우 평당 20만원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대차 문제로 분쟁을 겪은 ‘궁중족발’ 자리(50평)도 1000만원 선에 나와 있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3년간 임대차 분쟁을 겪은 궁중족발은 아직까지 공실이다.
포방터시장은 시장 형성 시기부터 1인 또는 가족 경영을 고수했다. 실제로 방송에 출연해 갑자기 분주해진 두세 군데를 빼곤 직원을 고용하는 데가 없다. 시장상인 중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고통"을 토로한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돈카집은 아직 검증 중" 지속가능하려면
포방터시장 내 이모네분식. 김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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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자골목으로서 킬러콘텐트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돈카를 비롯한 서너 곳의 음식점도 매스컴에 기댄 바가 크다. '어머니와아들'의 닭볶음탕을 먹기 위해 두 시간 넘게 줄을 선 이모 씨는 "아이가 꼭 가보자고 해서 왔는데, 기대 이하였다. 너무 맵다. 다시 오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신창락 상지영서대 유통경영과 교수는 "번화가에서 멀리 떨어진 포방터는 외지인 유입이 쉽지 않은 항아리 상권이다. 최근 여기가 띄는 건 매스컴 때문"이라며 "찾아오는 손님들의 기대치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돈카집도 아직 검증 중이다. 지속할 수 있기 위해선 각 점포가 명품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대료 상승의 여지는 있다. 지금은 상권이 작아 그런 움직임이 없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장은 "상가임대차보호법 등을 비롯한 지속적인 상인 교육이 필요하다. 급격한 임대료 상승 등 외부 충격에 대비해 상인회 커뮤니티를 끈끈하게 유지해야 하며, 각 점포와 점주의 평판 관리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주·최연수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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