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선거·면책특권위원회, 법원의 면책특권 해제 요청 거부
이탈리아 상원의 선거·면책특권 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난민선 '디초티' 호와 관련한 살비니 부총리의 면책특권 해제 여부를 투표에 부친 결과 해제 불가 쪽에 16표가 몰려, 6표에 그친 찬성표를 압도했다고 밝혔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AP=연합뉴스] |
이날 투표는 카타니아 특별법원이 '디초티'호 난민들의 하선이 지연된 사건과 관련, 책임자인 살비니 부총리에 대해 불기소를 결정한 검찰의 결정을 뒤집고 그를 난민 불법 감금 등의 혐의로 재판에 회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난달 판결한 뒤 상원에 그의 면책특권 해제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살비니 부총리는 당시 결정은 국익을 위해 난민 정책을 총괄하는 내무장관으로서 내린 것으로 자신이 독자적으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따른 것이라며 면책특권이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표결 결과는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었다. 상원 위원회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집권당 오성운동이 전날 당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59%대 41%로 살비니의 면책특권 유지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오성운동은 연정 파트너인 극우정당 '동맹'의 대표인 살비니 부총리의 면책특권 해제 여부를 당론에 맡기기로 하고, 이 문제를 전날 당원 투표에 부쳤다.
좌파와 우파로 나눠진 기성 정치권의 부패를 싸잡아 비난하며, 정치인들의 특권 폐지를 역설해온 오성운동은 집권 전에는 의원들의 면책특권에 반대해왔던 터라 이번 투표를 둘러싸고 상당한 내분을 겪었다.
하지만, 오성운동의 투표로 살비니에 대한 면책특권이 해제될 경우 주요 이슈에서 사사건건 이견을 노출해온 두 세력이 결국 갈라서는 수순으로 향해 연정이 붕괴할 것이라는 우려에 살비니를 법정에 세우지 않는 쪽으로 뜻을 모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살비니의 면책특권이 해제돼야 한다는 쪽에 표를 던진 중도좌파 민주당 의원들은 면책특권이라는 정치인의 대표적 특권에 대해 집권 전과 후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 오성운동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아라", "정직" 등의 구호를 외치며 비판했다.
한편, 상원은 다음 달 하순 전체 회의를 열어 디초티 사건과 관련해 살비니 부총리를 법정에 세울지에 대해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상원 선거·면책특권위원회의 결정이 권고 사항으로 작용하는 까닭에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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