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IS 항복 멀지 않았다”의미
일각선 “점령해도 안보위협 여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진영인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州) 바구즈에서 탈출한 어린이들이 20일(현지시간) 쿠르드ㆍ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이 마련한 트럭에 올라 타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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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민주군(SDF)이 극단주의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마지막 점령지에 대한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이 지역에 감금돼 있던 수 백명의 민간인들이 풀려났다. 미국이 지원하는 이른바 ‘IS 격퇴전’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쿠르드족이 이끄는 SDF는 IS가 점거하고 있는 시리아 바쿠즈 지역에 갇혀 있던 민간인 수 천명을 대피시켰다. 이는 SDF가 바쿠즈 점령에 돌입한 지 약 2주 만에 이뤄진 조치다. 같은날 BBC 역시 바구즈 지역에서 남자, 여성, 어린이를 태운 화물차 수 십대가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마을 밖으로 이송된 민간인은 2000여명 정도로 파악된다. 영국에 본거지를 둔 시리아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 대표는 “180여명의 IS 군사들이 이번 주 항복을 선언하면서 민간인들의 대피 작업이 진행됐다”면서 “SDF와 IS의 협상거래의 일환으로 2000여명의 민간인이 마을 밖으로 이송됐으며, 마을에는 항복을 거부하고 있는 200여명의 IS 군사들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밝혔다.
SDF는 최근 일주일여 동안 공세를 중단하고 민간인을 대피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IS가 여성과 어린이 등 2500여명의 민간인을 바쿠즈에 구금하면서다. WSJ에 따르면 IS는 이들을 인간방패로 써왔다.
무스타파 발리 SDF 대변인은 “며칠간 노력해 민간인 탈출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감시 단체인 유프라테스 포스트의 수아이브 자베르 대표는 “SDF 관계자들과 이슬람 국가 무장단체들은 지난 일요일과 월요일에 걸쳐 바쿠즈에서 협상을 벌였다”고 전했다. 사람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트럭과 버스가 지역 근처에 대기했다.
쿠르드족의 공세로 IS의 위세는 급격히 위축된 상황이다. IS는 한때 시리아와 이라크 국경의 넓은 지역을 점거하며 위세를 떨쳤다. 이들은 수 천 명의 사람들을 학살하고 노예로 만들었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과 쿠르드족이 이끄는 군사들은 이들을 몰아내기 위해 IS의 영토를 서서히 점령해나가고 있다. 자베르 대표는 “현재 바쿠즈는 몇몇 집과 텐트만 남을 정도로 위축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SDF가 바쿠즈 지역에 남은 마지막 IS 군사들까지 소탕할 경우 시리아 지역 내 미국이 지원하는 IS 격퇴 작전은 사실상 마무리 된다. WSJ은 “이슬람 국가는 이제 마지막 영토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면서 “이번 민간인 대피는 IS가 쿠르드 군사들에 의해 항복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위협은 여전하다. 외신 등에 따르면 수 천 명에 달하는 IS 군사들은 SDF의 공세를 피해 시리아나 이라크 사막에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바쿠즈가 SDF에 의해 완전히 점령되더라도 IS에 의한 ‘안보 위협’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손미정 기자/bal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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