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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이슈 법의 심판대 오른 MB

이명박 석방에 여야4당 “실망”…한국당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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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뇌물, 횡령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항소심에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으로 풀려나 서울 동부구치소를 나서며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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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법원의 이명박 전 대통령 보석 허가 결정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앞세웠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22일 뇌물‧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구속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은 항소심 재판부가 새로 구성돼 구속기한인 내달 8일까지 심리가 충분히 이뤄지기 어렵다는 점과 건강상 이유를 들어 보석을 신청했다.

검찰은 재판부 변경은 보석 허가 사유가 될 수 없고, 건강상태 악화는 위급한 수준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건강상태에 따른 보석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재판부 변경 부분은 인정했다.

이에 이 전 대통령은 구속 349일 만에 풀려나게 됐다. 다만, 재판부는 주거지를 자택으로 한정하고 외출 금지, 접견‧통신 대상을 제한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이 전 대통령 측이 1심 당시부터 무더기 증인 신청 등으로 재판을 고의 지연시킨 바 있음에도 법원이 신속하게 항소심 재판을 진행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항간의 실소를 자아냈던 탈모, 수면무호흡증, 위염, 피부병 등의 질환을 보석의 사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다행”이라며 “향후 재판 진행에 있어서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이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단호하게 재판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구치소에서 석방됐다고 기뻐하지 말라”며 “국민의 눈에는 보석제도가 불공정하게 운영된다는 비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 측을 향해 “증거 인멸은 꿈도 꾸지 말라”며 “법원의 허가 없이는 자택에서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고 직격했다.

평화당 문정선 대변인 역시 “자택과 통신제한이 붙은 조건부지만 이명박 석방이 국민들에게 주는 충격은 작지 않다”며 “이명박의 돌연사 위험은 제거되는 대신 국민들의 울화병 지수는 더 높아졌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 혐의에 대해 “대통령이란 자리를 이용해 국가를 수익모델로 이용한 범죄의 규모와 죄질도 최악이었다”며 “(이 전 대통령은) 현재까지 자신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이명박 측의 꼼수에 놀아난 재판부의 무능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며 “병보석은 기각하고 주거와 접촉을 제한하는 구금에 준하는 ‘조건부 보석’이라고 하지만, 말장난에 불과한 국민 기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보석 결정 이유에 대해 “일면 타당한 듯 보일 수 있다”면서도 “재판부가 증인을 심문하지 못한 것은 이명박 측 증인들의 의도적인 불출석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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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 둘째)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미세먼지대책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용기 정책위의장, 황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김재원 특위위원장, 박명우 의원.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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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당은 이 전 대통령 보석에 대해 “다행이다”면서 법적 절차에 따른 결정인 만큼 향후 재판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당 미세먼지 대책특위 회의 직후 취재진에게 “이 전 대통령이 많이 편찮으셨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마음이 아팠다”며 “지금이라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건강관리를 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고령과 병환을 고려할 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다만 전직 대통령의 병환에 대한 호소마저 조롱하는 민주당의 치졸함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 없는 MB를 1년 동안 구금하다가 오늘 석방한다고 한다”며 “2년 간 장기 구금돼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도 기대한다”고 썼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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