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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의 완성은 미식…맛의 도시에선 ‘혼밥’도 꿀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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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의 기차여행ㆍ버스여행]SRT+시티투어버스, 차가 없어 더 자유로운 목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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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도시 목포의 식당은 가성비도 으뜸이다. 7,000원 백반에 15가지 반찬이 나오는 ‘남도식당’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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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봄 나들이가 시작되는 계절이다. 장시간 운전에 지치고 막히는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게 아깝다면 4월에는 차 없이 떠나 보는 것이 어떨까? 서울 수서역에서 SRT를 이용하면 목포역까지 2시간 10분가량 걸린다. 목포역에서는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한다. 목포의 주요 관광지를 섭렵하고 대표 음식까지 맛볼 수 있으니 차 없는 여행이 오히려 자유롭다.

◇SRT(수서역 오전 6시40분 출발~목포역 9시9분 도착)

서울 강남권에 거주한다면 서울역이나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KTX보다 수서역에서 출발하는 SRT가 유리하다. 거리가 줄어들어 KTX보다 시간은 10분가량 단축되고 요금도 10% 저렴하다. 용산~목포 KTX 요금은 5만2,800원, 수서~목포 SRT는 4만5,800원이다. 좌석에 비치된 잡지를 뒤적이다 깜빡 잠들었는데 목포역 도착 안내방송이 흘러나온다. 단 수서~목포 SRT는 1일 9회로 용산~목포 KTX(20회)보다 운행 편수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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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권에 거주한다면 KTX보다 SRT가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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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역에서 목포역까지 2시간 10분대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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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티투어 버스를 타다(오전 9시30분 출발~오후 3시40분 도착)

목포 시티투어버스가 전라남도에서 선정하는 4월 추천 관광상품으로 뽑혔다. 목포 여행은 수박 겉핥기 식보다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시티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더욱 알차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30분 목포역에서 출발한다. 요금은 어른 5,000원, 식비와 입장료는 별도다. 목포역을 출발한 시티투어버스는 옛 동본원사 목포별원~유달산 노적봉~목포근대역사관 1관~목포근대역사관 2관~삼학도(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갓바위 문화타운(갓바위, 국립해양유물전시관)~서남권 수산물 유통센터(하차만 가능)를 거쳐 오후 3시40분 다시 목포역에 도착한다. 목포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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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시티투어버스. 매일 오전 9시30분 목포역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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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본원사 목포별원과 유달산 노적봉

동본원사 목포별원은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세운 일본 사찰이다. 단단하기로 소문난 유달산 화강암을 기반으로 목조 불당을 구현했으며, 해방 후(1957~2007) 목포 중앙교회로 사용됐다.

목포의 상징 유달산은 노령산맥의 큰 줄기가 무안반도 남단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용솟음을 한 곳이자 다도해가 시작되는 곳이다. 정상인 일등바위(228m)까지 오르면 풍광이 더욱 시원하지만, 능선을 조금만 올라도 목포 시가지와 크고 작은 배가 오가는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단지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한 풍경이다.

노적봉은 높이 60m의 바위로 1597년 10월부터 1598년 2월까지 목포에 머물렀던 충무공 이순신의 지혜가 빛난 장소다. 이순신은 노적봉 봉우리를 이엉으로 덮어 군량미를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이게 해 왜적이 함부로 쳐들어오지 못했다. 병력의 열세를 극복하고자 군사가 많은 것처럼 적을 교란하기 위한 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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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에 지은 동본원사 목포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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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산 능선을 조금만 오르면 목포 옛 도심과 바다가 한눈에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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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근대역사관 1ㆍ2관

목포근대역사관 1관은 1900년 12월에 완공된 목포일본영사관이었다. 이후 다양한 기관으로 사용되다 2014년 목포근대역사관 1관으로 태어났다. 근ㆍ현대사의 보물창고라는 별명에 걸맞게 목포진으로 시작해 개항장으로 번성한 과정을 전시하고 있다. 일제 지배에 대한 저항, 외래문화의 전파, 대중문화의 시대 등 목포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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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근대역사관 1관. 1900년 일본영사관 건물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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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근대역사관 2관 내부. 개항장 목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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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근대역사관 2관은 일제강점기 농민 수탈기관이자 식민지 지배정책의 첨병 역할을 한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이었다. 식민 지배의 아픈 역사와 1920년대 말 잊혀져 가는 목포의 옛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일제에 맞서 독립을 향한 구국 운동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사진자료도 전시하고 있다. (입장료 1,500원에 1ㆍ2관 모두 관람가능)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은 가수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에 등장하는 삼학도에 자리 잡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정치적 역경 속에서도 민주주의ㆍ인권ㆍ평화의 가치를 실현하며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출생부터 정치 입문, 민주화를 위한 고난과 역경, 노르웨이 오슬로에서의 노벨 평화상 수상(2000년), 국민의 정부 시절 정치적 유산 등을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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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학도에 위치한 김대중노벨평화상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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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와 국립해양유물전시관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갓바위는 마치 큰 갓을 쓴 듯 특이한 형태의 바위로 최근 목포의 ‘포토존’으로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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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용해동 해상 산책로에 위치한 갓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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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유물전시관의 ‘달리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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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 신안 앞바다에 좌초한 보물선 ‘신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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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웬만한 유료 전시관보다 흥미롭다. 서ㆍ남해 바닷길에서 침몰된 고려시대 청자운반선 ‘완도선’(12세기)과 ‘달리도선’(14세기)을 볼 수 있고, 한국 최초의 수중 발굴 보물선 ‘신안선’도 전시하고 있다. 신안선은 1323년 중국에서 일본으로 항해 중 고려의 신안 앞바다에서 침몰된 선박으로, 1976년 섬마을 어부의 고기잡이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 올라오면서 발견됐다.

서남권 수산물 유통센터를 마지막으로 시티투어버스는 목포역으로 돌아온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후 8시30분 수서행 SRT에 몸을 실었다.

◇맛의 도시 목포에선 ‘혼밥’도 꿀맛

맛과 음식이라면 빠지지 않는 곳이 목포다. 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는 ‘맛의 도시 목포 선포식’이 예정돼 있다.

목포 9미(세발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찜), 준치무침, 아구탕(찜), 우럭간국)를 맛보지 않고서는 목포 여행을 했다고 말하기 힘들다. 혼자 여행할 때 가장 곤란한 게 식사다. 꼭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도 ‘2인 이상 가능’ 조건에 입맛만 다시기 일쑤다. 그러나 목포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낙지비빔밥(1만2,000원, 신안뻘낙지식당), 꽃게비빔밥(1만3,000원, 미락), 준치회무침(8,000원, 선경준치회집)은 ‘혼밥’도 가능한 메뉴다. 나 홀로 목포 여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목포에선 평범한 백반도 결코 평범하지 않다. ‘남도밥상’의 7,000원짜리 백반 밥상에는 무려 15가지 반찬이 푸짐하게 차려진다. 가성비가 뛰어난 점심 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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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혼밥’ 가능 메뉴1. 신안뻘낙지식당의 낙지비빔밥(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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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혼밥’ 가능 메뉴2. 미락의 꽃게비빔밥(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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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혼밥’ 가능 메뉴3. 선경준치회집의 준치회무침(8,000원). 밥에 비비면 준치회덮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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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차여행/버스여행 전문가 http://traintri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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