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등 우량자산매각
재무구조개선 정기 모니터링
박세창 사장 경영 배제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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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안에 대해 비토(veto·거부권)를 행사한 것은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구노력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구체적으로 제시한 내용은 없지만 자구안과 관련한 채권단 안팎의 발언들을 미뤄보면 결국 ‘아시아나항공 매각’ 수준의 자구 노력을 요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채권단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으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개선기간을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경영 퇴진에 대한 불신과 함께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의 경영 승계에 대해 반대의 뜻도 확실히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협의 중이라고 밝힌 추가 자구안에는 이런 내용이 일정 부분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두루뭉술했던 그룹 보유 지분과 자산 매각 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꾸준하게 경영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이 가장 유력한 매각 대상으로 꼽힌다. 실제로 에어부산의 경우 지난해 매출 6,535억원, 영업이익 205억원을 기록하고 있으며 꾸준히 외형도 성장하고 있다. 현재 시가총액(주당 6,980원 기준)이 3,634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전체 주식의 46%를 가지고 있어 매각할 경우 유동성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금호산업 등 계열사가 갖고 있는 민자고속도로 운영권 등도 매각 대상으로 거론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산업의 경우 도로나 산단 등의 비핵심 자산도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금호고속의 경우 상당수 부동산 자산이 담보로 잡혀 있는 만큼 추가 자금을 동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무구조개선기간은 축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아울러 개선기간 동안 채권단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끔 하는 내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수익성 개선도 강도 높게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방만하게 운영했던 노선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기내식 등 유료 부가 서비스 강화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 3세 경영 배제 여부다. 사실 채권단은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결국 박 회장의 경영 실패에 따른 것이며 박 회장 일가의 경영권이 유지되는 상황에서는 추가 자금 지원의 명분이 없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특히 재계에서는 박 회장 일가의 경영 배제가 앞으로 있을지 모를 아시아나항공 매각 여부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이 있는 매물인지도 다시 한번 고려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수합병(M&A)전문가는 “항공업은 상당히 규제강도가 심한 업종”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어떤 대기업이 규제의 가시밭길로 뛰어들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항공업은 정비 불량 등에 따른 회항 등에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데다 자칫 사고가 날 경우에는 운항정지는 물론 대주주가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도 견뎌내야 한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SK 등이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반도체 등이 잘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규제산업인 항공업에 뛰어들어 대주주에게 부담을 지울지 의문”이라며 “산은 등 채권단도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있을 것인 만큼 아시아나 매각은 최후의 카드”라고 지적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차 자구안에서 △재무구조 개선 기간 3년 △박 회장의 부인과 딸 보유 금호고속 지분(4.8%) 담보제공 △보유자산 매각 통한 지원자금 상환 △기재 축소, 비수익 노선 정리를 통한 수익성 개선 및 인력 생산성 제고의 대가로 5,000억원의 유동성 위기 해소 자금을 요구한 바 있다. .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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