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규모...15일부터 주식전환
EOD 조건 붙은 CB 해소 가능성
회사는 재무개선 효과에 안도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골칫거리였던 1,0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문제가 주가 상승으로 사실상 해소됐다. 기한이익상실(EOD) 선언 가능성이 낮아진데다 주식전환이 늘면 재무상태도 개선되는 효과까지 얻어 아시아나항공은 두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게 됐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87회차 사모 CB 투자자들은 지난 15일부터 주식 전환 요청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항공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주가도 급등했다. CB 투자자들은 웃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87회 CB는 케이프투자증권 500억원을 비롯해 △에이원자산운용 100억원 △NH투자증권·큐캐피탈 400억원을 투자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5,000원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3,6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오늘 장중 9,000원대를 돌파했다. 투자자들로서는 막대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CB 투자자들이 주식을 당장 시장에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CB 투자 계약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측은 최대 10영업일 이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최대 2,000만주(8.9%)의 물량이 시장에 나온다. 주식 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 투자업계의 관계자들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화제성을 고려하면 무리 없이 소화될 수 있는 물량으로 보고 있다.
주가 상승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주식으로 전환한 비율이 높을수록 부채비율도 떨어지는 탓이다. 매각을 앞두고 높은 부채비율이 약점으로 거론되는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부채를 줄일 수 있어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1년간 아시아나항공과 CB 투자자들은 힘겨루기를 이어왔다. 지난달 아시아나항공의 ‘한정’ 사태로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발생하자 EOD 가능성도 불거졌다. 물론 CB 투자자들은 EOD 대신 새로운 담보를 붙여 신용보강을 요구했다. EOD를 선언하면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채권이 연쇄 부도(크로스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도 전환가액보다 낮아 투자자들의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매각 공식화’를 전후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모두 해소됐다./조윤희기자 choy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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