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 23일 아시아나항공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에 신용등급 'BBB-, 하향 검토'를 부여했다. 신용등급이 'BBB-' 미만으로 떨어지면 1조원 규모 차입금에 대한 조기 지급 사유가 발생하는 아시아나항공으로서는 유동성 악화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1조6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재무적인 요인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글로벌 정세에 따라 국제유가가 급격하게 상승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만큼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NICE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 요인으로 환율·유가 등 주요 외부 변수의 비우호적 변동에 따른 재무제표 주요 수치 악화, 회사 지분 매각 차질 및 신규 자금 조달 관련 제약 확대 등을 꼽았다. 한국신용평가는 재무 부담 확대 및 유가·환율·항공 수요 등 외부 변수로 인한 실적 저하, 유동성 대응 능력 저하 등을 하향 압력 확대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에 가장 민감하게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유가 상승이 꼽힌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예외적 허용 조치 재연장을 불허하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유가가 급등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2017년 이후 유가 상승폭이 제한되고 있으나 2018년 하반기 중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낸 후 2019년 들어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조기 지급 사유가 발생해 유동성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은 어느 때보다도 유가 변동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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