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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이슈 국회와 패스트트랙

한국당 뺀 ‘4당 공조’ 계속될까…패스트트랙 변수 짚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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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이 우여곡절 끝에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랐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지금부터 본격화된다. 당장 패스트트랙에 오른 공수처법이 두 개(백혜련안, 권은희안)여서 어떻게 정리할지 결정해야 한다. 또 내년 총선(4월15일)이 1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법 패스트트랙 처리는 시간과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2개의 공수처법이 모두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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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왼쪽) 바른미래당 의원이 지난 25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을 빠져나와 이동하고 있다. 오른쪽은 채이배 의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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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하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30일 “단일 안을 도출하지 못했을 경우 두 안이 다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만약 두 개의 안이 본회의에 올라간다면 제가 낸 안의 통과를 위해 여러 가지 작업들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바른미래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권은희안’도 패스트트랙에 올렸다. 하지만 원안인 백혜련안과 비교하면 권은희안은 공수처장 임명시 국회 동의 필수, 기소심사위원회 설치 여부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여권 입장에선 불편하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선 “권은희안이 당정청이 추진해 온 공수처 안을 흔들고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Wag the Dog)는 말이 생각날 지경” 등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공수처법의 최종 통과를 위해선 여전히 바른미래당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4당 공조는 계속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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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의원 등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26일 국회 의원총회에서 허탈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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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다. 당장 바른미래당에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권은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을 공격한 이재정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뭐가 불만이어서 저를 비난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원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화장실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고, 패스트트랙 국면이 끝나자마자 민주당에서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사실상 분당 수준의 갈등을 그대로 내보인 바른미래당 내분 역시 4당 연대를 흔들 수 있는 불안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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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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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선거법으로 총선 치를 수 있을까.


빠듯하다.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등 최장 330일이 지나면 자동 부의ㆍ표결로 가는 것이 패스트트랙의 경로다.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중앙선관위에서 후속 실무 업무를 하는 데는 30일 이상이 필요하다. 새 선거 룰(연동형 비례대표제 등)로 내년 총선을 치르길 바라는 정의당ㆍ민주평화당ㆍ바른미래당 야 3당은 법안 심사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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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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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심사를 단축할 묘수가 있나.


있다. 야 3당은 패스트트랙 처리 기간을 180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상임위별 안건 조정제도를 통해 상임위 계류시간을 180일에서 90일로 줄이고, 국회의장 재량으로 본회의 부의 시간 60일을 줄이면 계산상으로 180일 만에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본회의 처리는 10월 말쯤 가능하다. 물론 각 단계마다 자유한국당측의 반발이 극심할 게 뻔하고,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길 수도 있어 180일만에 일정을 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반 상임위가 아닌 특별위원회에서 패스트트랙을 지정한 건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6월 30일까지가 특위(사개특위·정개특위)의 활동 기간으로 이후 일정은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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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상민 위원장(오른쪽)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악수하고 있다.[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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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관계자는 “여야가 사개특위, 정개특위의 활동 기한을 연장할 지 논의해야 한다”며 “만약 연장하지 않으면 소관 상임위가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법사위에 회부된다는 해석도 있다”고 주장했다. 상임위 계류 시간을 더욱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사개특위·정개특위가 재구성 된다면 상임위 계류 시간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를 놓고 여야간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유한국당은 어떻게든 패스트트랙 일정을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게 뻔하다. 선거법 처리가 늦춰질 수록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법 개정안은 지역구를 28개나 줄이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여야를 막론하고 해당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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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관련 투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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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28개 감축이 가능한가.
이번 패스트트랙 일정의 최대 고비다. 한 분석에 따르면 수도권 10석, 영남권 7석, 호남권 6석, 충청권 4석, 강원 1석이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지역구 1석이 줄일려면 지역구 획정선을 새로 긋는 과정에서 인근 지역구 2~3곳이 한꺼번에 영향을 받는다. 28석을 줄인다면 지역구 의원 60~80명이 영향을 받는 셈이다. 인근 지역구로 옮겨야 하는 의원이나, 텃밭을 지켜야 하는 의원이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당장 공천 경쟁부터 더욱 치열해진다. 그래서 일각에선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겨우 올렸지만 정작 본회의 표결 통과는 낙관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본인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선거법 개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드물기 때문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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