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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트럼프 ‘관세’ 압박에 中 ‘보이콧’ 검토… 무역협상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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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돌출 악재… 양국 ‘강대강 대치’ 선회 가능성 / 협상 막판… 트럼프 “추가 관세” 위협 / 中 “총 겨누는 상태서 협상 않을 것” / 당국 예상치 못한 초강수에 당혹 / 무역전쟁 장기화로 경제 둔화 가속 / 트럼프 트위터에 中 주가 등 하락 / 일각 “中, 결국 美 요구 수용할 것”

세계일보

막바지 협의 중인 미국·중국 간 무역협상에 돌출변수가 등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인상’이라는 초강경 압박을 가하면서다. 하지만 중국은 “협상단이 무역협상을 준비하고 있다”며 판을 깨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세인상 카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전략이라는 시각이 강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중국은 미국의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종 담판을 벌이고 있는 양국 간 협상이 자칫 극한 대치상태로 돌아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 정부는 예상치 못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이 지난주 12개 금융 분야의 적극적인 추가 개방 조치를 발표하면서 오는 10일쯤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던 상황이어서다.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이 오는 8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추가 협상에 돌입하는데 이때 최종 합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이 5월 또는 6월 개최된다는 구체적인 시기도 거론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CNBC는 지난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인상 협박에 중국이 무역협상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미국과의 협상을 취소할지 예정대로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에 많은 중국 관료들이 놀랐다. 중국은 머리에 총이 겨눠진 상태에서 협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보도와 달리 협상 진전을 부각하는 분위기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그동안 10여차례 협상에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미국이 중국과 함께 노력해 상호 존중의 기초 아래 호혜 공영의 합의를 달성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판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10일까지 합의가 안 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관세를 인상하면 중국도 맞대응할 게 뻔하다. 중국은 국내 정치적으로도 더 물러설 수 없는 처지다. 중국은 양국 무역협상이 19세기 서구 열강과의 불공정 개방 조약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백기를 드는 모습을 연출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겅 대변인이 8일 예정대로 협상단이 방미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한 것도 중국 내부 복잡한 속내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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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이 무역전쟁을 계속 이어가기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무역전쟁 장기화로 경기 둔화는 가속화하고 있다. 당장 이날 중국 증권시장 주가와 위안화 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는 등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또 무역전쟁이 계속 이어진다면 신중국 성립 70년을 맞은 올해 시 주석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기도 어렵다. 추가 양보를 통한 조속한 타결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무역전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중국 경제의 반전은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는 이유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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