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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잠들기 아까운 밤… ‘취향저격’ 홍콩의 심야 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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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관광청이 선정한 ‘바킷(Bar+Kit) 리스트’
한국일보

홍콩의 하와이식 바, ‘호니호니티키 라운지’의 열대 과일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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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화려한 야경은 별빛도 잠재운다. 잠들지 않는 도시, 잠들기 아까운 홍콩의 밤은 ‘나이트 라이프’로 이어진다. 반짝이는 별빛 대신 흔들리는 술잔이 유혹한다. 음악이 흐르고 분위기에 취한다. 홍콩관광청이 선정한 최고의 심야 술집, 이른바 홍콩의 ‘바킷(Bar+Kit) 리스트’를 소개한다.

◇하룻밤 하와이 여행, 호니호니티키 라운지(Honi Honi Tiki Lounge)
한국일보

다양한 럼으로 꽉 찬 ‘호니호니티키 라운지’의 벽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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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홍콩에서 잘나가는 하와이식 바(Bar)다. 발 아래 부서지는 에메랄드 빛 파도, 탐스럽게 피어나는 히비스커스, 달콤하고 색깔 고운 트로피컬 칵테일. ‘호니호니티키 라운지’는 홍콩의 빌딩 숲 한가운데에 남국의 정취를 옮겨놓은 술집이다. ‘티키’는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유행한 폴리네시안 스타일의 바, ‘호니’는 하와이어로 키스를 의미한다. 수십 년 전의 유행이 뉴트로 붐을 타고 홍콩에 상륙한 셈이다. 찬장은 200종이 넘는 럼으로 빼곡하다. 코코넛과 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을 첨가한 칵테일 메뉴가 인기인데, 대나무 잔에 자그마한 우산이 꽂혀 나온다. 분위기는 ‘하와이로의 하룻밤 여행’이다. 여럿이 간다면 6인용 펀치 ‘호니호니올더웨이’가 좋다.

52 Wellington St, Central / 16:00~02:00(화~토요일), 16:00~00:00(일ㆍ월요일).

◇식당에서 즐기는 하와이식 칵테일, 포로리(Pololi)
한국일보

‘포로리’의 하와이식 비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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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전 맛있는 요리와 시원한 맥주로 시작해 보면 어떨까? ‘포로리’는 홍콩 최초의 포케(하와이식 비빔밥) 바다. 참치, 연어, 문어, 조개 등 각종 해산물에 양파와 해초를 더해 각종 양념으로 버무려 먹는다. 이 술집은 포케로만 유명한 게 아니다. 하와이에서 제조한 수제 맥주, 다양한 럼을 사용한 칵테일, 신선한 코코넛 주스까지 다채로운 하와이식 음료를 초저녁부터 즐길 수 있다. 파인애플 모양 통에 담은 과일 주스와 이스터섬의 석상 모형 칵테일 잔은 SNS용 피사체로 최적이다. 바삭바삭한 아보카도 프라이와 즐기면 더 좋다. 오후 5시부터 8시까지 오라타임(Ora-Time)에는 술값이 저렴하니 금상첨화다.

39 Graham Street, Central / 11:30~21:00, 토ㆍ일요일 휴무.

◇헤밍웨이와 교감하다, 올드맨(Old Man)
한국일보

‘올드맨’의 칵테일 ‘아프리칸 사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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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칵테일 ‘인싸’가 되려면? 조용하고 세련된 노호거리에 위치한 ‘올드맨’이 답이다. 올드맨은 2018년 ‘아시안 베스트 바 50’에서 5위를 차지한 술집이다. 만다린 오리엔탈과 어퍼하우스 등 홍콩의 고급 호텔에서 바를 지휘하던 매니저 셋이 뭉쳤다. 술을 사랑한 소설가 헤밍웨이를 콘셉트로 잡고, 그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칵테일을 선보인다. 바텐더들의 창조성이 돋보인다. 칵테일 재료로 커리 잎과 강황을 사용하는가 하면, 달콤한 동남아 허브 향을 술에 입힌다. 어떤 맛일까 갸웃거리다 눈이 저절로 휘둥그래진다. 멋진 술은 멋진 손님을 부르는 법, 올드맨은 밤 늦게까지 홍콩의 패피로 붐빈다.

37-39 Aberdeen Street, Soho, Central / 17:00~02:00(월~토요일), 17:00~00:00(일요일)

◇장인의 얼음이 잔 속으로, 다이빙(Dai Bing)
한국일보

얼음으로 승부하는 술집 ‘다이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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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이라는 이름을 듣고 수영장에 첨벙 뛰어드는 상상을 했다면 오해다. ‘다이빙(大氷)’은 ‘커다란 얼음’이라는 뜻이다. 번화가의 조용한 뒷골목에 자리한 ‘다이빙’은 이름 그대로 얼음에 집중하는 술집이다. 얼음은 칵테일 맛을 살리기도 하고 망치기도 한다. 다이빙은 장인이 만든 특별한 얼음만을 사용한다. 커다란 잔에 딱 맞게 들어간 얼음은 단단하고 투명하다. 테이블 무늬가 얼음에 고스란히 투영될 정도다. 청량한 칵테일에 서서히 녹아 드는 차갑고 신선한 얼음, 분위기 있는 음악, 활짝 열어젖힌 통 창문으로 불어오는 바람까지 홍콩의 여름 밤 분위기에 딱 어울리는 라운지다.

52 Bonham Strand W, Sheung Wan / 18:00~23:30(월~수요일), 18:00~02:00(목~토요일)

◇공중전화 부스로 입장하는, 플리즈돈텔(Please Don’t Tell)
한국일보

공중전화 부스를 연상시키는 ‘플리즈돈텔’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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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의 호화로운 실내에 옛날식 공중전화 부스가 보인다. 수화기를 들고 버튼 ‘1’을 누르자 마법처럼 녹색 커튼 벽이 열리고, 25석 규모의 아담한 바가 모습을 드러낸다. 뉴욕의 전설적인 스피크이지 바 ‘플리즈돈텔’이 홍콩에 상륙했다. 공중전화를 모방한 입구부터 입장 절차, 로컬 재료를 사용한 칵테일까지, 무수히 ‘세계 1위’를 기록한 ‘플리즈돈텔’의 매력이 홍콩에서도 빛을 발한다. 버번 위스키에 베이컨 향을 불어넣은 벤튼올드패션드(Benton Old Fashioned), 멕시코 술과 패션프루트 리큐르(Liqueur)를 섞은 메즈칼뮬(Mezcal Mule)이 인기 있다. 바에 들어가기 전 전화 부스에서 SNS에 올릴 동영상 찍는 것을 잊지 말자.

15 Queen’s Road Central, Central / 17:00~01:30(월~목요일), 17:00~02:00(금~토요일), 17:00~01:00(일요일)

◇재즈가 흐르는, 필프레스코 뮤직라운지(Peel Fresco Music Lounge)
한국일보

수준급 음악가의 연주가 이어지는 ‘필프레스코 뮤직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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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가장 로맨틱한 밤이 ‘필프레스코 뮤직라운지’에서 기다린다. ‘타임아웃’ 매거진이 ‘홍콩의 유일하고 진정한 라이브 뮤직 바’라 극찬한 곳이다. 매일 밤 수준급 뮤지션이 무대에 오른다. 옹기종기 어깨를 맞대고 관람해야 하는 작은 공간이지만, 그 친밀감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라틴, 재즈, 여성 보컬리스트 등 요일 별로 테마가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특별 공연이 열리는 날엔 티켓을 구입해야 하지만 평소에는 입장료가 없다. 레드와인 잔을 기울이며 홍콩 최고의 ‘뮤직 나이트’를 즐겨보자.

49 Peel Street, Central / 18:00~04:00(화~일요일), 월요일 휴무

◇최상급 오디오와 트렌디한 음악, 포테이토헤드(Potato Head)
한국일보

인도네시아 발리의 향을 맛볼 수 있는 ‘포테이토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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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급 오디오 시스템과 레코드 컬렉션, 세계적 디제이와 이국적인 칵테일. 음악 애호가라면 ‘포테이토헤드’를 단숨에 사랑하게 될 것이다. 포테이토헤드는 고급 클럽이 즐비한 인도네시아 발리의 스미냑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나무 패널과 식물로 장식한 실내는 제각각 특별한 공간으로 나뉜다. 엑조르티카 바(Eksortika Bar)는 간단한 스낵과 함께 인도네시아 향신료로 맛을 낸 칵테일 메뉴로 유명하다. 바 안쪽의 레스토랑 카움(Kaum)에서는 인도네시아 요리와 칵테일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디제이의 선곡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밤 12시까지 운영하는 뮤직 룸으로 자리를 옮겨도 좋다. 디스코부터 재즈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빈티지 오디오로 들을 수 있다.

100 Third St, Sai Ying Pun / 17:00~23:00

◇꽃 향기 넘치는 맥주, 필 65(Peel 65)
한국일보

‘필 65’의 수제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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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만의 독특한 맥주를 맛보고 싶다면 바로 이곳이다. 필 스트리트(Peel Street)의 가파른 경사에 자리 잡은 ‘필 65’는 감각적인 수제 맥주를 선보이는 펍이다. 어둑한 실내 콘크리트 벽에 붙인 핑크 빛 네온사인이 트레이드마크다. 중국식 꽃 차 오스만더스 티로 향을 낸 페일에일, 홍콩 사람이 즐겨 먹는 라임 절임으로 풍미를 더한 사워비어 등 기발한 로컬 맥주는 물론, 세계에서 수입한 희귀한 수제 맥주를 고루 갖췄다. 고소한 갈색 두부 위에 땅콩 나물과 마라 소스, 고수를 듬뿍 얹은 ‘땅콩두부’는 반드시 맛봐야 할 안주다.

65 Peel Street, Central / 16:00~01:00(월~목요일) 14:00~02:00(금요일), 16:00~01:00(토요일), 14:00~00:00(일요일)

◇로컬 비어로 가득한 흥겨운 펍, 더에일프로젝트(TAP)

몽콕 번화가에서 살짝 벗어난 한적한 골목에 홍콩 수제 맥주집이 애주가를 기다린다. ‘더에일프로젝트’는 에일 애호가, 힙스터, 동네 주민이 유쾌하게 어울리는 펍이다. 반바지를 입거나 슬리퍼를 신어도 상관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편안하고 즐겁다. 사천 후추를 사용한 흑맥주부터 오미자로 맛을 낸 에일까지 상상력이 놀랍다. 하나만 고르기 아쉽다면 3종의 맥주를 맛볼 수 있는 ‘맥주 플래터’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시아 각국의 전통 요리에서 영감을 얻은 샌드위치도 맛있고, 거위 알 노른자 부스러기를 올린 감자튀김도 별미다.

15 Hak Po St, Mong Kok / 16:00~01:00(월~목요일), 12:00~02:00(금요일), 12:00~01:00(토~일요일)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ㆍ사진제공 홍콩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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