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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아시아의 용'은 옛말…中 따라 흔들리는 4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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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홍콩·韓·臺·싱가포르, 美中 무역전쟁에 노출…무역 갈등 심화로 올 성장률 전망·통화 가치 하락]

머니투데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아시아 경제 성장을 이끌던 싱가포르 홍콩 대만 한국 경제가 출렁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휩쓸려 유탄을 맞은 탓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이들 나라는 중국이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과실을 나눴으나, 동시에 미국의 '관세 공격'에도 함께 노출됐다. 반면 베트남, 방글라데시, 멕시코 등 중국과 제조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들은 이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 4월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홍콩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2018년 성장률보다 0.3%포인트 낮은 수치다. 또 지난해 3.2% 성장했던 싱가포르는 올 성장률이 1%포인트 가까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한국과 대만도 각각 2.6%, 2.5%로 세계 평균(3.3%)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무역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이들 나라 경제가 솟아날 구멍은 거의 없다"고 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이들 나라의 어려움이 감지된다. 미국의 관세 공격 이후 중국 위안화 가치가 내린데다, 글로벌 자금까지 신흥시장을 떠나 미국으로 몰리면서 중국 주변 신흥국 통화 가치도 따라 하락하는 것이다. 특히 올 들어 한국 원화가 미 달러 대비 7% 넘게 급락했고, 대만 달러도 3% 가까이 빠졌다. 홍콩과 싱가포르 달러는 각각 0.21%, 0.89% 하락했다.

높은 관세를 피하려고 많은 제조업체가 중국을 탈출하고 있지만 한국과 홍콩 등은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탓에 외면받고 있다. 대신 방글라데시,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와 멕시코, 인도 등이 중국으로부터 이전하는 주요 대상지로 꼽힌다. 애플 아이폰 등을 조립하는 세계 최대 전자기기 위탁생산업체 폭스콘의 사례가 대표적인 사례다. . 폭스콘은 지난달 중국 대신 베트남과 인도 생산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는 결국 세계 경제 전체의 위협이 될 전망이다. SCMP는 "동남아 일부 국가가 중단기적으로 이익을 볼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모두가 '패자'(loser)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아시아개발은행(ADB)은 "무역 긴장이 역내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라며 아시아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5.9%에서 올해 5.7%, 내년 5.6%로 계속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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