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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이슈 고 장자연 사건

"윤지오, 너무 잔인해"…장자연 전 남자친구 입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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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배우 윤지오 씨가 지난 4월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자연씨에 대한 증언을 담은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서 심경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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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 장자연씨의 전 남자친구인 최모(39)씨가 10년 만에 증언에 나섰다. 최씨는 23일 SBSfunE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고인과 친했다고 주장하는 한 배우의 기사를 읽었는데 도를 넘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배우 윤지오씨를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씨는 장씨 사망 한 달여 전까지 1년간 장씨와 교제했다. 경찰은 2009년 장씨 사망 사건 당시 장씨의 휴대전화에 남겨진 메시지와 통화내역을 근거로 최씨를 참고인 조사했다. 장씨는 사망 하루 전 최씨에게 "미안해, 너에겐 미안하단 말밖에 할 말이 없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최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조차 고인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 했었고 지난 10년간 유족의 마음을 헤아려 침묵을 지켜왔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 윤씨가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증인'이라 나서며 해온 증언들을 보고 입을 열게 됐다고 주장했다.

"윤지오, 고인 명예훼손 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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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장자연 씨 사건의 증언자인 동료 배우 윤지오 씨가 지난 4월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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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언니가 성폭행을 당한 것 같았다', '마약에 취했을 것 같다' 등 얘기를 하는 걸 보면서 '아무리 확인할 수 없는 망자의 일이라고 할지라도, 도를 넘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적어도 자연이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에 대해서 바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아는 자연이는 생활고 때문에 접대할 아이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또래에 비해 넉넉한 편이었다. 자연이는 친구들과 함께 만나다가도 회사에서 미팅이 있다는 연락을 받으면 옷을 갈아입고 갔는데 그걸 배우로서 해야 할 '일'로 여겼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떠올렸다.

최씨는 장씨의 죽음 이후 장례식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켰다. 최씨는 "장례식 이후 유족에게 차마 연락 못 드렸지만 비슷한 마음일 것"이라며 "저는 자연이의 이름만 나와도 무서워서 기사를 못 읽는다"고 말했다.

"장자연에게 윤지오 이름 들어본 친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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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지오 씨가 지난달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간담회를 갖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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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런데 윤지오씨라는 분은 그 상황을 겪지도 못했으면서 마약, 성폭행, 성 접대, 술 시중 등 자연이에게 치명적인 주장을 서슴없이 한다"며 "저를 비롯해 자연이와 절친했던 친구들은 윤지오씨의 이름을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런 윤씨가 고인의 이름을 담은 책을 내고, 굿즈를 만들다니. 그건 너무 잔인한 일"이라며 "자연이와 절친했고, 참고인 조사를 받았던 사람들도 신변 위협, 미행을 당해본 적이 없다. (다들) 누구보다 꿈 많았던 자연이의 모습을 가슴에 묻고 산다"고도 말했다.

고인과 약 5개월 동안 소속사 더컨텐츠 엔터테인먼트에 함께 있었다는 윤지오 씨는 지난 3월 '공개 증언'에 나서며 장씨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장자연이 참석한 접대 자리에 있었다는 '이름이 특이한 정치인'에 대해 언급하거나, "장자연이 마약에 취해 성폭행을 당했을 것" 등의 주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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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故) 장자연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배우 윤지오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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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씨는 참고인 조사를 받는 동안에는 신변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증언 과정이 담긴 도서 출판, 굿즈 제작, 후원금 모금 등의 행보 탓에 고인을 본인 홍보에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최근 지인이었던 김모 작가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뒤 현재 캐나다에 머물고 있다.

"장자연, 가족 사랑해서 죽을 수 없다고 했다"
최씨는 고인의 죽음에 관해서는 자신도 '진실을 알고 싶다'고 전했다. 장씨와 결별한 뒤 한 달여 간의 행적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헤어지기 전 자연이가 소속사 문제로 힘들어했다"며 "불면증으로 힘든 모습을 많이 비췄는데, 약 기운에 취해 전화로 신세 한탄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도 언니, 오빠(가족)를 너무 사랑해서 죽을 수 없다'고 했다. 아직도 그 말이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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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제45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에 오른 배우 장자연(왼쪽).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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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는 유력인사들에게 술접대 등을 강요받고, 소속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폭행 피해를 보았다는 내용의 문건을 남긴 뒤 2009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소속사 대표 김씨를 제외한 유력인사들에게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서 진상 은폐 의혹이 제기됐었다.

10년 만에 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진상규명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지난 20일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밝히며 다만 장씨 사건을 맡았던 검경의 부실 수사, 조선일보의 수사 외압 등은 확인했다고도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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