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국을 통한 제3국 우회 수출 비중이 높아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수록 수출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9일 ‘한국과 주요국의 대중 수출 공급경로 비교분석’에서 한국은 2014년 기준 중국 가공 후 제3국으로 재수출되는 중간재 우회 수출 비중이 24.9%로 대만(31.8%)에 이어 두 번째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특히 미국 최종 수요를 겨냥한 우회 수출 비중이 대만(6.5%) 다음으로 큰 5%로, 최근 미·중 추가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클 것으로 봤다.

업종별로는 미국 최종 수요를 위한 수출 비중이 높은 전자기기, 섬유, 화학 등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독일, 미국, 일본, 대만 등 중국 수출 상위국과 비교했을 때 한국의 대중 최종재 수출 비중은 독일(53.4%), 미국(40.7%), 일본(34.9%)에 이어 4위(31.3%)였다. 다만 2000년 이후 대중국 중간재 수출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07년(80.9%)과 비교하면 2014년 중간재 비중은 68.7%로 12.1%포인트 하락했다.

중국을 경유해 미국 등으로 가는 우회 수출 비중도 같은 기간 38.6%에서 24.9%로 13.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42.3%에서 43.8%로 상승했고, 최종재 수출 비중이 19.1%에서 31.3%로 두드러지게 높아졌다.

강내영 무협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위주로 중간재 자급률을 높이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은 단기간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중국으로의 최종재 수출을 더욱 늘리고 중간재 수출도 고부가가치로 전환하는 등 대중 수출전략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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