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 공연의 모습. 국립환경과학원 분석 결과, 실내 공연장에서 다양한 특수효과를 사용할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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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단기 노출이지만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만큼 환기시설 가동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3일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실내 공연장과 체육관에서 진행했던 미세먼지 오염도 측정 결과가 담긴 '다중 이용시설 실내 미세먼지 발생원 및 기여도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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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돔의 건축면적은 2만9120㎡로,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1만6813석을 갖추고 있다.
측정 당시에는 약 1만여 명이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3시간 정도 콘서트가 진행됐다.
연구팀은 공연 1시간 전부터 공연 종료까지 약 4시간 정도 측정을 진행했다.
측정은 공연 무대 바로 앞쪽 객석(2층) 1곳과 4층 오른쪽·왼쪽 각 1곳, 무대 뒤편 1곳 등 총 4곳에서 동시에 측정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고척 스카이돔에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 4개 지점 위치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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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fog)는 드라이아이스나 연기를 뿜어 무대 바닥에 안개가 덮인 것과 비슷한 효과를, 불기둥은 가스나 이소파리핀이란 액체 휘발유를 이용해 순간적으로 불을 만들어내는 것을, 폭죽은 화약을 이용해 불꽃이 퍼지게 하는 것을 말한다.
하얀색 연기 기둥을 만들기 위해 이산화탄소(CO2) 가스를 분사하기도 했다.
무대 특수효과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
무대 특수효과 [사진 국립환경과학원] |
공연 전 실내는 오전 행사로 인해 이미 191㎍/㎥까지 치솟은 상태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연이 시작되면서 초미세먼지 농도는 곧바로 300㎍/㎥를 넘어섰다.
다양한 특수효과가 펼쳐질 때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빠르게 치솟았다가는 잠시 낮아지기도 했다.
공연 동안 4곳 측정지점의 평균 농도는 527~714㎍/㎥로 측정됐고, 4층 무대 좌측에서는 1300㎍/㎥까지 측정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연장의 평균 농도는 의료기관이나 어린이집, 노인 요양시설, 산후조리원 등 다중이용시설 '나' 군에 적용되는 실내공기 질 권고기준치 70㎍/㎥의 7~10배에 해당한다.
또, 1300㎍/㎥는 초미세먼지 예보에서 '매우 나쁨' 기준인 76㎍/㎥의 17배에 해당한다.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되는 한 공연 모습.[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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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를 진행한 환경과학원 생활환경연구과 심인근 박사는 "실내 공연장에서는 특수효과로 인해 초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다량 발생하고 누적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심 박사는 "단시간 노출이기는 하지만 공연장을 이용하는 관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만큼 공연 중에는 제트 팬 등 환기장치를 상시 가동해 공연 중에 발생하는 초미세먼지 농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척 스카이돔의 한 관계자는 "특수효과를 사용하는 공연 동안에는 일시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행사 상황에 따라 제트 팬을 가동해 환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주민들이 행사장 소음에 민원을 제기하기 때문에 행사 중에는 자연 환기를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편, 연구팀은 서울 서부간선도로 근처의 체육관 4곳의 실내 초미세먼지도 측정했다.
측정 결과, 공연하지 않는 체육관의 경우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평균 26.4~32.4㎍/㎥로, 체육관 외부 공기 평균치 40.8㎍/㎥보다 높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시설은 인근 도로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나 자동차 배기가스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 박사는 "도로 근처에 있는 체육관은 방음벽 자체가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데, 도로와 체육관 사이에 방음벽을 높이 설치하거나 나무를 심으면 공기 흐름을 변화시켜 체육관 실내 공기 오염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방음벽을 설치할 때에는 도로와의 이격거리, 연간 주(主)풍향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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