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용의자 고유정. [사진 출처=연합뉴스] |
전 남편을 살해한 피의자 고유정의 잔혹함이 공개된 가운데 범행 동기는 여전히 미궁에 빠진 상태다.
9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고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경찰은 "여러 증거와 정황을 바탕으로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씨의 진술이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박기남 동부서장은 "동기로 추론하는 부분은 있지만 자세히는 밝힐 수 없고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에 대한 문제라고만 말씀드리겠다"며 "고씨의 진술이 경찰이 추론하는 범행동기와 부합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경찰은 지난달 29일 범행장소인 펜션 주인으로부터 내부에 화분이 깨져있었고, 방충망도 일부 훼손돼있었다는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범행동기를 명확히 밝히기 위해 프로파일러 5명을 투입해 고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고씨는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에 따르면 고씨는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칼과 표백제, 베이킹파우더, 고무장갑, 세제, 세수 대아, 청소용 솔, 먼지 제거 테이프 등을 구매했다.
영상에서 고씨는 종량제 봉투를 구입해 구매한 물품을 담은 뒤 카드로 결제하고, 이어 본인의 휴대전화로 바코드를 제시해 포인트 적립까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입한 물품을 보면 고씨는 범행 전부터 살해와 시신 훼손, 흔적을 지우기 위한 세정작업까지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고씨가 강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지난달 27일 해당 펜션에서 빠져나왔으며, 이튿날인 지난달 28일 오후 제주항에서 출항하는 완도행 여객선을 타고 제주를 빠져나가면서 피해자 시신을 일부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 5일 인천의 한 재활용품업체에서 피해자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일부를 수습했으며, 범행 장소인 펜션에서는 강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머리카락 58수를 찾아 검사를 진행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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