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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6·13지방선거 1년] 온갖 특권 누리는데 '대표발의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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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급 공무원 대우받는 지방의원

연봉 3천~5천만원대+겸직도 가능

임기 1년만에 4명 비리로 낙마

2명 중 1명 꼴 연간 대표발의 '0건'

의정활동비는 '꼬박꼬박' 올리고

겸직금지·이해충돌은 나몰라라

전북CBS 김민성·남승현 기자·송승민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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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 의사진행 모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군산시의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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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은 직접선거로 뽑힌 주민의 대표다.

이들은 2급(광역의회) 또는 3급(기초의회) 공무원 수준의 권위를 누리고 소속 의회마다 다르지만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더해 3천만원에서 5천만원대 연봉을 받는다(전라북도 지역 기준). 일부 직업을 제외하면 겸직도 가능하다. '민의의 대변자'로 일할 여건을 충분히 보장받는 셈이다.

하지만 선거철마다 '무용론'이 고개를 들 정도로 지방의회를 향한 유권자의 신뢰는 그리 높지 않다. 지난해 6월, 이번에도 '나는 다르다'며 유권자 앞에 허리를 굽힌 전북 지방의원들은 임기 첫해를 어떻게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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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행복하게 하는, 시민의 참 뜻을 대변하는'. (사진=전주시의회·군산시의회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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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기 1년도 못 채운 지방의원들 4명 '우수수 낙마'

시작부터 매끄럽지 못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전라북도 내 광역·기초의원 193명 중 4명이 불과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직을 내려놨다.

고미희, 서선희 두 전주시의원은 과거 연루된 재량사업비 비리 혐의로 기소됐다. 고 의원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1천만원, 서 의원은 벌금 300만원의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유선우 군산시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홍보성 기사를 대가로 언론인에게 금품을 건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아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김종숙 군산시의원은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속여 대학원 졸업장을 땄다가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스스로 물러났다.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4월 서 의원 지역구인 전주 라 선거구 보궐선거를 치르느라 세금 2억 6천만원 가량을 지출했다. 지방의원 지역구 한 곳의 보궐선거에 통상 억대의 돈이 들어간다는 게 전북선관위의 설명이다.

반면 앞서 열린 제 5,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당선된 전북 지방의원 중 임기 1년차에 옷을 벗은 건 오윤수 전 남원시의원뿐이다. 지방 정치가 발전하기는커녕 오히려 퇴보하는 것이다.

◇ 전북 지방의원 190명 중 79명, 1년간 '대표발의 0건'

CBS노컷뉴스는 현 전북 지방의원 190명의 의정활동 실적을 전수조사했다. 취재진은 이들의 임기 시작일인 지난해 7월 1일부터 이달 11일까지의 실적을 각 의회 홈페이지와 사무처 자료로 확인했다.

그 결과 대표발의, 시·군정 질문, 5분 자유발언 실적이 단 한 건도 없는 의원들이 상당수 파악됐다. 익산시의회 4명, 전주시·완주군의회 3명, 군산시·정읍시·김제시·순창군 의회 각 1명 등 지방의원 총 14명이다. 각 의회 의장들은 이 집계에서 제외했다.

이들 중 7명이 초선의원이고, 재선의원은 4명, 3선의원은 1명, 4선의원도 2명으로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8명, 무소속이 4명, 민주평화당이 2명이다.

190명 중 1년간 대표발의를 한 건도 하지 않은 의원 수는 79명(전체 43.9%)이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전북 지방의원들의 평균 대표발의 수는 1.01건을 기록했다. 5분발언과 도·시·군정질문 수도 각각 평균 1.84회와 0.59회였다. 지방의원 사이에도 의정활동 실적 편차가 적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북도의회 국주영은 의원(더불어민주당·재선)은 제정조례안 3건, 전부개정안 1건, 일부개정안 3건을 대표 발의해 모두 통과시키는 등 의정활동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무주군의회 문은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초선임에도 제정조례안 2건, 일부개정안 2건을 대표발의했고, 군산시의회 배형원(바른미래당·3선)의원은 제정조례안 4건과 일부개정안 1건을 발의한 것 외에도 5분 발언을 14차례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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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한 시의회의원의 수의계약체결 제한 사항 신고서. (사진=권익위 '지방의회의원 겸직 등 금지규정 실효성 제고방안 이행현황' 문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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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적표 처참해도 '챙길 건 챙기는' 의원들

지방의원들의 겸직 금지규정 위반 사례가 잇따르자 국민권익위원회는 2015년 10월 각 지방의회에 관련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에 동참해달라고 권고했다.

당시 권익위는 '의원들의 자진 신고 내용을 검증하고 겸직 규정을 위반한 의원을 제재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지방계약법에 따라 지자체와 영리 목적의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없는 의원 가족 등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했다.

하지만 익산시·고창군·순창군 의회는 권고 4년째를 맞는 현재까지도 조례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익산시의회 사무처 관계자는 "권익위 권고는 의무사항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 결과 관련 비리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지난 3월 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북지역 시의원 2명은 보수 수령 여부와 수령액, 직위 등 기본 신고사항을 하나도 적지 않은 겸직신고서를 냈다. 한 지방의원의 아들은 지자체와 3년여간 총 13번에 걸쳐 4천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의원들은 매달 챙겨가는 의정활동비만큼은 빠르게 올렸다. 전북도의회를 비롯해 대다수 시·군의회가 올해 의정활동비를 전년 대비 2.6% 인상했다. 재정자립도가 20%대에 불과한 완주군의회는 의정활동비를 지난해보다 21.15% 인상하려다 여론에 못이겨 19.5% 끌어올렸다.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신기현 교수는 "지방의회가 책임성을 가지고 지방정부를 견제·감시할수 있어야 한다"며 "의회가 스스로 자정역량을 키우면서 주민 곁으로 다가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은 하나같이 "우리는 다르다"며 적폐와의 결별을 약속했다. 한데 외유성 국외연수나 저조한 의정 활동 실적 등 상당수는 여전히 선배 의원의 잘못을 답습하고 있다. CBS노컷뉴스가 전북지역 광역·기초의원들이 걸어온 1년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6·13지방선거 1년] 해외 관광 버릇 못 고친 의원들
②[6·13지방선거 1년] 온갖 특권 누리는데 '입법 활동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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