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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검은 대행진' 홍콩 시위예고…中, 디도스까지 동원 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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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텔레그램 CEO "트래픽 대부분 중국, 홍콩 시위와 같은 시간대" … 2만명 채팅방 관리자 체포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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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홍콩 정부 건물 인근 거리에서 열린 '범죄인인도법' 개정안 반대 시위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서로 대치하고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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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대의 통신수단으로 쓰이는 텔레그램을 겨냥해 중국 해커들이 대규모 사이버 공격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전날 밤 트위터를 통해 "텔레그램이 강력한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을 받고 있다"며 "북미를 포함해 전세계 여러 지역 사용자가 연결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디도스 공격이란 수십~수백만 대의 PC를 원격 조종해 특정 웹사이트에 동시에 접속시켜 단시간 내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해킹 방식을 말한다.

파벨 두로프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정크 트래픽 요청이 대부분 중국에서 왔다"며 "여태 모든 크기의 디도스 공격(1초당 200~400GB의 속도)은 홍콩 시위와 같은 시간대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텔레그램이 디도스 공격의 타깃이 된 이유는 최근 불어난 홍콩 시위대의 주요 통신수단이기 때문이다. 현재 홍콩에서는 1주일 가까이 '범죄인 인도법안' 개정안 반대 시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 법안은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홍콩의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잡아가는 등 악용할 것을 우려한다. 지난 9일 열린 개정안 반대 시위는 홍콩 시민 103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해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최대 규모를 보였다.

메신저 텔레그램은 '비밀 채팅'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교환하는 텍스트·사진·영상 등을 암호화한다. 일반 채팅과 달리, 비밀 채팅에서 나눈 대화는 클라우드에 저장되지 않고 사용한 기기로만 접근할 수 있다. 메시지는 역시 언제든지 흔적 없이 삭제 가능하며, '자기폭파' 기능을 설정해두면 일정 시간 안에 사라진다. 이러한 기능 때문에 정부의 감시를 피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쓰인다. 지난해 3월 텔레그램의 월 이용자 수는 2억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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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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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이 주축이 된 시위가 상당한 조직력을 갖게 된 데는 텔레그램의 역할이 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텔레그램을 통해 그룹을 만들고, 시위 장소·방법이나 새로운 소식 등을 공유하고, 필요한 물품을 요청했다"며 "몇몇 메신저 그룹은 인원이 수만 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텔레그램이 제공하는 '채널' 기능은 최대 20만명이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텔레그램 디도스 공격 배후설'을 부인했다. 중국 외무성 대변인은 "중국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가 사이버 안보를 함께 지켜나가야 한다는 점을 항상 지지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홍콩 경찰은 시위대의 텔레그램 사용을 제한하고 나선 상황이다. 지난 11일 홍콩 당국은 2만명이 속한 텔레그램 채팅방의 관리자를 체포했다. 그는 당시 시위대가 있던 입법회 건물이 아니라 수 킬로미터 떨어진 본인 집에 있던 상태였다.

지난 2014년 50만명이 참가한 홍콩 '우산 혁명' 당시 중국은 본토에서 인스타그램의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런 사이버 공격 의혹을 부인해왔다.

우산혁명의 10배 규모인 '범죄인 인도 법안'의 개정안 반대 시위는 현재 진행형이다. 9일 '100만 시위'를 주도한 홍콩 재야단체 연합인 '민간인권전선'은 일요일인 오는 16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했다. '검은 대행진'으로 이름 붙여진 16일 시위에는 홍콩 시민들이 오후 2시 30분 검은 옷을 입고 빅토리아 공원에 모여 정부청사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이 홍콩 거주 범죄인을 본토로 불러들일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이 통과되면 '홍콩의 중국화'가 될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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