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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캠퍼스 여자화장실에 남성 출몰 잇따라…대학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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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김지성 인턴기자] [최근 국민대·서강대·홍익대 등 신고 들어와…"여성들 안전하게 다니기 위한 방법 논의해야"]

머니투데이

14일 홍익대학교 홍문관(R동) 3층 여자화장실에 수상한 사람이 침입했다는 신고가 들어오면서 화장실이 임시 폐쇄됐다. /사진=김지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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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화장실도 학생증 찍고 들어가야 되는 거 아니야?"

최근 대학 캠퍼스 여자화장실에 수상한 남성이 출입하는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각 대학 학생회에서는 구청, 경찰과 함께 주기적으로 화장실을 점검하는 등 예방 활동에 나서고 있다.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주 여자화장실에 신원 미상의 남성이 출입했다는 신고가 여러 차례 들어왔다. 국민대에서는 이달 11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남성이 여자화장실 칸에 숨어있다가 달아났다. 국민대 총학생회는 페이스북에 이 남성의 자세한 인상착의를 자세히 올리고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강대와 홍익대에도 각각 이달 11일과 13일 여자화장실에서 남성을 봤다는 제보가 들어와 화장실을 임시 폐쇄했다. 각 대학 총학생회가 조사한 결과 해당 화장실에 불법 촬영기기가 설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같은 사건이 여러 차례 벌어지면서 학생들은 "화장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없다"며 두려워하고 있다.

각 대학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화장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홍익대와 국민대 등은 관할 구청 여성안심보안관과 함께 주기적으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성신여대는 경찰과 함께 학교 인근 우범지역을 순찰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

문혜원 국민대 총학생회 성평등국장은 "최근 이런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학생들이 불안함이 많은 것 같다"며 "예전 같았으면 단순히 '왜 저기서 나오지'라고 생각했을 텐데 이제는 불안하니까 검사해 달라는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안심하고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백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단순히 호기심 차원을 넘어서 어떤 의도로 이런 일을 벌이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여성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활보할 수 있도록 학생, 학교, 경찰 등 각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계도를 위해 (경고문을) 게시판에 붙이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등 예방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며 "성적 목적이나 변태적 성향에 따른 것이라는 증거가 있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김지성 인턴기자 js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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