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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잃을라'…美 IT공룡들 반발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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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인텔·구글 등 제재완화 요청 "승자가 없다"…화웨이도 매출타격 [비즈니스워치] 이학선 기자 naemal@bizwatch.co.kr

비즈니스워치

중국의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 화웨이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18일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즈(FT) 등 외신에 따르면 퀄컴과 인텔, 자일링스 등 미국 IT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판매금지를 완화해줄 것을 미국 상무부에 요구했다.

인텔과 자일링스는 지난달말 화웨이 제재에 따른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퀄컴도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칩 등을 공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상무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화웨이가 판매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 서버 등은 5세대 네트워크 장비처럼 안보 우려는 크지 않다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16일 국가 안보 위협과 기술 유츌을 이유로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거래제한기업으로 선정해 정부 승인 없이는 수출을 못하도록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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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화웨이가 미국 입장에서도 무시못할 고객이라는 점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화웨이가 사들인 부품구매액 700억달러중 110억달러가 퀄컴,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 기업들의 제품이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화웨이 제재가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메모리 기업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면서 "화웨이에 불이익을 주고 미국 기업에 이익을 주기 위해 고안된 제재가 실제로는 양측 모두를 고통스럽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IHS마켓를 이를 "노 위너(No winners·승자 없음)"라고 표현했다.

화웨이와 거래중단을 선언한 구글도 속이 타기는 마찬가지다.

FT에 따르면 이달초 구글 고위임원들은 화웨이에 대한 전면적인 제재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구글 화웨이가 자체 운영체제(OS)를 개발해 스마트폰에 적용할 경우 지금처럼 안드로이드 OS에 의존할 때보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화웨이도 이 같은 미국내 여론을 활용하고 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 회장은 지난 17일 광둥성 선전 본사에서 가진 TV대담에서 "화웨이와 미국 기업들의 관계는 매우 좋다. 우리가 지금 받는 일련이 곡절은 미국 기업들의 본심이 아니라 일부 미국 정치가들의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제재의 충격이 크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았다. 런 회장은 "미국의 압박에 대비했지만 이렇게 심각할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연매출이 1000억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화웨이가 올해 초 제시한 올해 매출목표(1250억달러)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국내에선 화웨이 제재가 우리 기업들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스마트폰에선 반사이익을 기대하면서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와 같은 핵심 수출품목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NH투자증권은 "화웨이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메모리 반도체 3사의 모바일 최대 고객"이라며 "화웨이의 스마트폰 수출이 미국 정부 제재로 인해 타격을 받는다면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마이크론이 기존 화웨이에 납품하던 물량의 판로를 찾고자 다른 회사에 저가 공급 제안을 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지 않아도 최근 좋지 않은 D램, 낸드 수급에 추가로 악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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