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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기로 유통가]②쿠팡은 왜 '공공의 적'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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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택배사 소송 이어 최근 다방면 업체 공정위 제소까지

영역 모호해진 유통가 경쟁에 따른 공포감도 한몫

일각에선 '아마존 공포종목지수' 쿠팡에 빗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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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잠실 신사옥.(사진=쿠팡)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 쿠팡이 업계를 가리지 않고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쿠팡이 ‘공공의 적’이 된 이유는 치열해진 경쟁 탓에 영역 없는 쟁탈전을 펼쳐야만 하는 유통가의 상황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그동안 다른 업체들이 해오지 않았던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이다. 로켓배송을 중심으로 한 배송 서비스 실험은 물론, 최첨단 물류 인프라, 결제 서비스, 심지어 식음료 사전주문 서비스(쿠팡이츠)까지 넘보고 있다.

그럴 때마다 다양한 반발에 직면했다. 배송 혁신을 시작하면서는 택배업계로부터 로켓배송을 금지해달라는 소송에 엮이는 등 진통을 겪었다.

최근에는 다방면에 걸친 불공정행위 의혹까지 받고 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동종업계인 위메프, 대형제조사인 LG생활건강 등은 쿠팡이 불공정 행위를 저질렀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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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경쟁사인 위메프는 쿠팡보다 더 싸게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를 하며 쿠팡을 비교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사실 쿠팡이 전 제품을 가장 싸게 판매하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이커머스 업계의 대명사처럼 돼버린 만큼 가격적 장점이 크다는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 같은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쿠팡에 대한 전 방위적 견제는 영역의 구분이 모호해진 유통가의 치열한 경쟁과 여기에 따른 경쟁 업체의 공포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는 분석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65% 신장한 4조4227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6만여 종이 채 되지 않았던 상품 품목 수가 500만종까지 늘어났을 정도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여전히 적자를 기록 중이지만 막대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향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오프라인의 위기와 직결됐다.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지난해 성장률이 1.9%에 그치며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대형마트는 매출이 2.3% 감소하며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대형마트 대표주자인 이마트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3% 감소한 1068억원, 홈플러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7% 감소한 1090억원으로 집계됐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업계는 지난해 15.9%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이베이코리아 정도만 흑자를 냈을 뿐 나머지는 대규모 적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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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쿠팡의 다양한 혁신적인 실험은 동종업계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에 한몫했다는 평가다. 손해를 보면서까지 고객을 늘리겠다는 전략이 먹혀들면서 업계를 선도하자 경쟁사들도 각자의 방법으로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일각에서는 ‘데스 바이 아마존(Death by Amazon)’, 즉 아마존 공포종목지수를 언급하며 쿠팡이 좋은 실적을 거둘수록 경쟁사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아마존 공포종목지수란 미국 투자회사 베스포크인베스트먼트에서 개발한 것으로, 아마존에 영향을 받는 54개 상장기업의 지수를 뜻한다. 여기에는 미국 대형마트인 월마트와 코스트코부터 드러그스토어인 CVS헬스 등이 포함돼 있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쿠팡의 성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된 회사들은 제한된 내수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지금까지 벌어졌던 업체와 업체 간 경쟁을 넘어 DNA가 다르다고 여겼던 산업 간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시장 포화상태에 몰리면서 경쟁자를 용인할만한 여유가 없어졌다”며 “특히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커지자 업계의 견제심리가 저변에 깔리면서 공세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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