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회담엔 “10가지 중요합의”…한중회담엔 美 겨냥한 “외부압력 영향 받지 말라”
중일관계는 밀착 과시하면서 한국엔 미국에 협력 말라 속내 드러내
인민일보 1면, 아베 총리를 문재인 대통령보다 위에 배치
중국 관영매체들이 중일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10가지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며 공감대를 강조한 반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한국에 화웨이와 사드 문제 해결을 요구했음을 강조해 분명한 대비를 이뤘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직면한 중국이 중일관계는 밀착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미국에 협력하면 완전한 관계개선이 어렵다는 속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28일자 1면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회담을 가장 위에 배치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은 아래였다. 일본은 ‘(강)대국 외교’, 한국은 그보다 낮은 수준인 ‘주변국 외교’ 대상으로 분류하는 중국의 대외정책 기조를 뚜렷이 보여준다.
중일 정상회담 직후에는 이례적으로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주국 국장)이 관영 중국중앙(CC)TV에 등장해 ‘중일 간 건설적 안보관계 구축 및 안보 분야 교류협력’ 등 10가지 중요한 합의를 이뤘다고 소개했다. 런민일보와 자매지 환추(環球)시보의 온라인 기사는 아예 제목을 “시 주석과 아베 총리 10대 합의 달성”으로 뽑았다.
반면 이들 매체의 한중 정상회담 보도 제목은 “중한(한중) 협력이 외부 압력을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에게 미국의 화웨이 배제 압박을 수용하지 말라는 요구다. 환추시보는 시 주석의 사드 관련 요구인 “한국이 계속 양국 간 관련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는 것을 계속 중시하기를 희망한다” 대목을 붉은 글씨로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방일 방한 문제에서도 차이가 분명하다. 중국은 아베 총리가 시 주석에게 내년 봄 국빈방문을 초청하자 시 주석이 수용했다며 이를 ‘10대 합의사항’ 가운데 하나로 밝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요청해 한중 간 외교 채널로 협의하고 있다는 시 주석의 올해 방한 문제에 대해서는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시 주석이 방한 문제의 전제 조건으로 화웨이와 사드 문제 해결을 내걸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이 한일의 참여를 강하게 원하는 일대일로(一帶一 路) 문제에 관련해서도 일본에는 “중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한다”고 했으나 한국에는 “기회를 잡으라”며 요구 성격이 강하게 드러났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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