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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이슈 홍콩 대규모 시위

격화된 홍콩 시위…입법회 점거에 캐리 람 새벽 4시 긴급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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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2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일부 시위대의 입법회 점거를 강력 비난했다.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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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다시 폭력으로 대응하면서 홍콩이 대혼란에 빠졌다.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일인 1일 수십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범죄인 인도 조례(송환법) 완전 철회와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이중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 건물 유리벽 등을 깨고 들어가 회의장을 점거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싱타오(星島)일보, 홍콩01,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현지 언론을 종합하면 1일 오전부터 강경 시위대 1000여명이 입법회 건물 인근에서 경찰과 충돌했다. 충돌 수위는 점점 격화돼 오후 1시30분(현지시간)쯤 시위대가 철제 수레, 금속 막대 등으로 입법회 건물 유리벽을 파손한 뒤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진입을 막는 경찰과 8시간 가량 대치하면서 진입을 시도했고 오후 9시쯤 최소 수백명이 입법회 안으로 들어가 의사당을 점거했다. 1층 로비의 폐쇄회로(CC)TV, 빔 프로젝터 등 설비들이 파손됐다. 시위대는 복도에 걸려있던 캐리 람 행정장관 등 행정 요인들의 액자를 부수고, 의사당 내부에 걸려있는 홍콩 자치정부 상징물도 검정 스프레이로 훼손했다. 우산과 모자,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은 컴퓨터와 프린터기 등 사무기기, 서류도 무더기로 파손했다. 시위대는 밤샘 점거에 대비해 식수 등을 입법회 내부로 반입했다.

시위대가 진입하자 입법회는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경찰도 폭력 시위에 엄중하게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2일 자정을 기해 경찰이 입법회 진입을 시도하자 시위대는 충돌을 피해 흩어졌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2일 오전 4시 정무사 사장, 보안국 국장, 경무처 처장 등과 함께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람 장관은 “1일 벌어진 시위대의 입법회 불법 점거는 불법 폭력 행위”라면서 “분노와 통탄을 금할 수 없다. 경찰이 끝까지 수사하겠다”고 정면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12일과 달리 ‘폭동’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루웨이총(盧偉聰) 경무처 처장도 “시위자들을 강력 규탄한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15명이 시위대가 투척한 유독성 분말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경찰이 고무탄까지 쏘며 강경 진압한데 대해 홍콩 시민과 국제사회는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1일 일부 시위대가 입법회 입구를 파괴하고 강제 점거해 폭력 대 폭력 양상으로 가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대다수 시민들은 1일 물리적 출동없이 평화로운 행진을 진행했다. 1일 오후 빅토리아 공원에 모인 수십만명의 시민들은 “악법(송환법) 철회”, “캐리 람 사퇴” 등을 외치며 채터로드까지 걸었다.

일부 시위대가 과격 양상을 띄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앞세운 홍콩 정부 지지 시위대까지 나타나 홍콩 내부 혼란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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