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남편 범행 과정서 카레라이스에 졸피뎀 넣어
의붓아들 사망 당시에도 저녁으로 카레 먹어
현남편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 이상하다"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씨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2일 오후 11시께 제주시내 한 마트에서 흉기와 청소용품을 사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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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남편을 살해한 고유정(36·구속)이 범행 과정서 수면제를 섞은 카레라이스를 강 씨에게 먹였다는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지난 3월 숨진 고유정의 의붓아들(5)도 사망 전날 고유정이 만들어준 카레를 먹었다는 고유정의 현 남편이 주장이 나왔다.
2일 국민일보에 따르면 현 남편 A씨(37)는 "나와 내 아이도 지난 3월 1일(사망 전날) 저녁식사로 카레를 먹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고유정이 카레에 약을 섞어 전 남편에게 먹였다는 검찰 발표가 나온 뒤 소름이 끼쳤다"면서 "아이도 사망 전날 카레를 먹었다. 고유정이 카레 안에 약물을 섞었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 이상하다. 수법이 똑같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당시 A 씨도 해당 카레라이스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이어 "아이는 카레를 먹은 뒤 2시간이 안 돼 잠들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이어 "고유정은 아이에게 병에 캐릭터가 그려진 음료를 주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이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진술녹화실로 이동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제주지방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고씨의 얼굴, 실명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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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나는 아이가 잠든 후 차 한 잔을 더 마신 뒤 바로 잠들었다"면서 고유정이 건넨 차를 마신 뒤 평소보다 더 깊이 잠들었다고 주장했다.
'고유정 의붓아들 의문사'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충북 청주상당경찰에 따르면 제주 친가에서 지내던 B 군은 지난 2월28일 청주에 있는 고 씨 자택으로 올라왔다.
친부 A 씨가 고유정과 함께 양육할 목적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도 현남편의 의붓아들 공동 양육에 대해 동의를 했다.
하지만 B 군은 돌연 3월2일 오전 10시10분께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B 군은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고유정은 아이와 다른 방에서 잤기 때문에 자신은 B 군 사망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고유정은 "다른 방에서 자느라 어떻게 죽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지난 15일 경기도 김포의 한 쓰레기 소각장에서 경찰이 고유정 사건 피해자의 유해를 찾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 소각장에서 뼈 추정 물체 40여점을 수습,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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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고유정은 전남편 살해 당일인 5월25일 저녁으로 카레를 준비했다. 검찰은 이때 고유정이 강씨의 음식이나 음료에 졸피뎀을 넣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당시 사용된 졸피뎀은 고유정이 5월17일 충북 청원군의 한 병원에서 처방받은 후 인근 약국에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면제 처방에 대해 고유정은 경찰에 "감기 등 증세가 있어 약을 처방받았다. 그 이후 약을 잃어버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약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현장에서는 강 씨가 피를 흘리며 주방을 거쳐 출입문 쪽으로 기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혈흔이 발견됐다. 고유정은 이런 강씨를 뒤쫓아가 흉기로 최소 3차례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1일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은 사실상 모든 신문에 있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유정은 조사 때마다 고개를 숙인 채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는 검찰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거부하고 일체의 심리 분석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렇다 보니 검찰은 혐의 입증에 필요한 증거는 충분히 모았지만, 범행동기 파악에는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 남편이 고소한 '의붓아들 사망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제주를 찾아 고유정을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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