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서울시교육청에서 박건호 교육정책국장(가운데) 등 교육청 관계자들이 관내 자립형사립고(자사고) 13개교에 대한 운영평가 결과와 자사고 지정 취소 관련 청문 대상 학교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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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9일 서울지역 자사고 22곳 중 13곳의 재지정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학교 간의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평가 대상 학교 중 5곳은 기준점수를 통과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고, 8곳은 평가에서 탈락했다.
내년부터 5년간 자사고로 운영되는 학교는 동성고·이화여고·중동고·한가람고·하나고 등 다섯 곳이다. 경희고·배재고·세화고·숭문고·신일고·이대부고·중앙고·한대부고 등 8곳은 재지정평가에서 탈락해 지정취소 절차를 밟게 됐다. 박건호 서울시교육청 교육행정국장은 “지난 8일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 열고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심의한 결과 평가대상 13곳 중 8곳은 지정 목적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들 학교를 상대로 청문 등 자사고 치정 취소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 재지정 평가 어떻게 이뤄졌나.
A : 서울지역은 올해 평가대상 자사고가 13곳이다. 이들 학교는 지난 4월 5일 서울시교육청에 운영성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시교육청은 이후 외부 현장교육 전문가 20명으로 평가단을 구성해 약 한 달간 보고서를 토대로 한 서면평가를 진행했다. 4월 22일부터 5월 1일까지는 학생·학부모·교원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도 시행했다. 현장평가는 5월 7일부터 6월 3일까지는 이뤄졌다.
Q : 탈락 학교 대상 청문은 언제 진행되나.
A :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진행 예정이다. 서울지역은 학교가 많아서 3일에 나눠서 진행할 예정이다. 2014년에는 취소유예 된 학교도 있었는데, 교육부 지침에 따르면 올해는 취소유예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가지 부분 다 검토해서 진행하겠다.(이종탁 서울시교육청 교육혁신과장)
Q : 평가지표가 논란이었는데.
A : 교육부·시도교육청 관계자들과 협의해 자사고의 요청사항을 평가매뉴얼에 반영했다. 평가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 예컨대 ‘학생 전출 및 중도이탈비율’의 경우 타당한 이유로 전학을 가거나 중도에 이탈한 학생은 통계에서 제외했다. 모든 가족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거나, 해외 유학을 갔거나 운동부에서 진로를 변경해 학교를 옮긴 학생 등이 여기 해당한다. 또 ‘교원 1인당 학생 수 비율’도 보완했다. 교원의 범위를 정원 외로 채용한 기간제 교사, 시간강사, 영어회화전문 강사도 포함했다.
Q : 평가지표 공개 후 이를 수정했다는 건가.
A : 평가지표 자체를 수정한 것은 없다. 평가지표에 따른 세부평가 매뉴얼을 만드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반영했다는 의미다.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협의를 통해 자사고의 요청 중 타당하다고 판단한 내용을 반영했다. 지난 4월 5~6일 시도교육청 평가위원 워크숍이 이뤄졌는데, 그전에 평가매뉴얼이 완성됐다.(이창우 서울시교육청 중·고체제개선팀장)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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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80점 넘은 학교도 있나.
A : 대부분 60~70점이지만, 80점을 넘은 학교도 있다. 학교 간 서열화가 우려돼 총점과 학교 등은 밝힐 수는 없다. 양해해 달라.
Q : 학교에는 지표별 점수까지 알렸나.
A : 총점과 영역별 점수, 미흡한 부분에 대한 평가위원 의견을 같이 전달한다. 학교에서는 학교운영영역에서 30점 만점 중에 몇 점을 받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지표별 세부점수를 어떻게 할지는 논의가 필요하다. 현재는 알리지 않았다.
Q : 감사 등 지적사항은 어떻게 평가했나.
A : 단순 지침 미숙지 등 경미한 사안에 대해 여러 교직원이 감사 지적을 받았을 경우 평가 위원 간 협의를 거쳐 한 건으로 처리했다. 자사고에서는 감사 관련 감점 등 지적사례 항목이 평가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실제 감사 등 지적사례 항목은 1~12점 감점 등 학교별 편차가 크다. 하지만 12점 감점받고도 지정취소 되지 않은 학교도 있고, 1점 감점됐는데 평가에서 떨어진 학교도 있다. 실제 평가를 통과하고 탈락한 학교들의 평균 감점 차이가 거의 없었다.
Q : 하나고는 감사 지적사항만 12점 감점을 받는 상황이었는데.
A : 특정 학교에 대한 감점 점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 하나고는 감사를 여러 번 받으면서 지적 사항이 상당수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동일하고 경미한 사안을 한 건으로 처리하면서 감점받은 부분이 줄어든 것으로 안다.
Q : 2015년 하나고 입학 비리는 평가에 영향 끼쳤나.
A : 검찰에서는 무혐의 판결이 났지만, 교육청은 감사 결과에 따라 반영했다. 다만 이번 평가에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학교는 학교운영이나 교육과정 운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서울 13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운영성과평가(재지정평가) 결과가 발표된 9일 자사고 취소 결정이 내려진 서대문구 이대부고 앞에 한 학생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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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번 결과를 어떻게 보나.
A : 자사고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신 책무성을 요구하는 면이 있다. 그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2014년 운영성과평가에서 지정 취소나 취소유예 처분을 받은 학교들이 올해 평가에서도 탈락했다. 이들 학교는 지난 5년 동안 학교 운영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평가에서 탈락한 학교들은 학교운영과 교육과정 운영 영역에서 감점을 많이 받았다.
Q : 폐지를 목적으로 한 평가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A : 그렇지 않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지난 5년간의 학교 운영 성과에 대한 평가일 뿐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가 입시 명문고가 아니라 다양한 교육과정과 건학이념을 실천하는 학교가 될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Q : 5개 학교가 재지정 됐다. 임기 내 자사고를 없애겠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이 철회된 것으로 봐도 되나.
A : 평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평가 외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누구를 떨어뜨리고 합격시키기보단 일괄적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를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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