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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억 환수하라했는데 1원도 안해…말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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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 비리유치원 범죄수익 환수 나서

국민운동본부 결성…집단소송 등 방법 동원

대형유치원 환수는커녕 일부 폐원으로 맞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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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줄 돈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17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ㅅ유치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이곳 유치원이 근처에서는 저렴해서 아이를 보냈는데…”라며 “올 초 경기도 교육청의 감사 결과 뒤 학부모 간담회가 열렸는데 원장이 눈물을 흘리면서 착오가 있었던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고 전했다.

경기도 내 대형 사립유치원들이 경기도 교육청 감사에서 수십억원을 빼돌린 사실이 적발되고 학부모들에게 이를 환급하라는 시정명령을 받고도 6개월째 환급을 미루자, 유치원 학부모 등이 직접 비리 사립유치원의 범죄수익 환수에 나서기로 했다.

유치원 학부모들과 정의당 경기도당 등은 17일 오후 3시 수원시 영통구 ㅅ유치원 앞에서 ‘비리사립 유치원 범죄수익 환수 국민운동본부’ 결성식을 열고, 비리 사립유치원들이 취득한 부당이득을 직접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박용환 국민운동본부 대표는 “32억원의 범죄수익금을 학부모에게 돌려주거나 국고 환수하라고 경기도 교육청이 요구했는데 1곳도 이행하지 않았다는게 말이 되나. 도 교육청 역시 적극적으로 집행할 의지가 없어 학부모들이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앞서 지난 1월 거짓으로 거래한 것처럼 서류를 꾸미는(가장 거래) 등의 방법으로 정부 지원금과 학부모 수익자 부담금 등 20억여원을 빼돌린 것으로 적발된 수원 영통의 ㅅ유치원 원장 겸 설립자 정아무개씨와 12억5천여만원을 빼돌린 시흥의 ㄱ유치원 원장 겸 설립자 이아무개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들 유치원은 6개월째 환급금은 고사하고 국고 환수 등의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운동본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법률지원단을 꾸려서 유치원 학부모들이 참여해 부당이득금 반환 집단 소송 등에 나서기로 했다.

송치용 경기도의원(정의당)은 “수원의 ㅅ유치원은 5억, 시흥의 ㄱ유치원은 12억을 각각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빼돌렸다. 교구를 비싸게 사거나 과당 지급도 아니고 그냥 빼돌린 것이다. 확인한 바로는 다른 유치원을 지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데 학부모에게 되돌아가야할 1인당 300만~500만원의 부당이득금 환급을 거부하는 것은 파렴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유치원에 이유를 물었으나 유치원 관계자는 “원장이 자리에 없다”고만 밝혔다.

경기도교육청 쪽은 이에 “이들 유치원은 지난해 감사를 해서 고발까지 했지만 재판 결과를 나오면 조치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형 사립유치원들이 비리가 적발되고도 버티기에 나서는가 하면 일부 유치원은 아예 감사에 반발해 폐원으로 맞서고 있다.

올해 경기도 교육청은 원아 수 200명 이상인 대형 사립유치원 103곳을 포함해 104개 유치원의 감사를 완료했다. 하지만 지난 5일 현재 4개 유치원이 경기도 교육청 감사에 반발해 유치원을 폐쇄했다. 지난해 이후 경기도 교육청 감사에 반발해 폐쇄로 맞선 곳은 모두 19곳에 이른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감사 처분이 확정된 23곳의 환급이나 국고 회수 등 재정상 조치요구액은 24억여원이고 이 중 78%는 감사 전후로 환급 등의 조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5억여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비리로 취한 돈은 끝까지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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