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8개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교육청의 청문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 등의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정근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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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부터 서울지역 주요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및 전북 상산고의 지정취소 심의 절차가 후반부에 접어드는데, 이를 앞두고 자사고 폐지 찬반 양측이 모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리 집회, 기자회견 등 찬반 양측의 여론전이 치열하다.
덥고 습한 날씨에 비까지 내려 집밖으로 나오는 사람이 적었던 21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는 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사람들이 모였다. 자사고 학생들의 다양한 학교 활동을 보여주기 위해 마련했다는 ‘청소년 가족문화 축제 한마당’이라는 이름의 행사였으나, 실상은 자사고 재지정평가 및 취소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인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떨어진 8개 학교를 포함해 서울지역 18개 자사고에서 온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였다.
행사는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자사고의 학생 대표들이 자사고 폐지 반대 연설을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마이크를 잡은 이대부고 학생대표는 “자사고나 특목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공부가 취미나 특기인 학생들로 꿈을 이루기 위해 모인 것이다”라며 “의사가 꿈이고 판검사가 꿈인 학생들에게는 심화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의대나 법대에 많이 진학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라며 “(재지정 취소는) 열심히 공부한 저희를 죄지은 사람으로 만드는, 평등을 가장한 불평등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중앙고 2학년 학생 ㄱ군은 “공부보다도 다양한 진로교육이나 방과 후 동아리 활동에서 더 큰 만족감을 얻고 있다”며 “자사고 재지정 취소가 되면 이같은 환경이 없어질 것이라 생각해 집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내년에 재지정평가 대상이 되는 장훈고등학교에서도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참석했다. 한 학부모는 “지금 상태에서는 일반고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은 아이라 해도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지 않아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영등포, 구로쪽에는 자사고가 장훈고 한 곳뿐이라서 더욱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8개 자율형사립고에 대한 교육청의 청문을 하루 앞둔 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서울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자사고 지정 취소 등의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정근 선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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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에서 지정취소 결정이 내려진 경희·배재·세화·숭문·신일·중앙·이대부고·한대부고 등 8개 자사고의 학부모들은 22일부터 사흘 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매일 집회를 열고 지정 취소 철회를 요구할 예정이다. 22일 오전 9시30분 경희고를 시작으로 서울시교육청이 매일 2~3개교씩 지정취소에 대한 학교 측 의견을 듣는 청문 절차가 시작되는 것에 맞춰서다.
서울 외 지역에서는 전북 상산고의 재지정 평가를 놓고 찬반 여론이 뜨겁다. 교육부는 25일 ‘특수목적고 등 지정위원회’를 열어 상산고와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여부를 심의한다. 지정위원회 개최를 앞두고 ‘상산고 자사고 폐지-일반고 전환 전북도민대책위’는 2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동의할 것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연다. 이와는 반대로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을 포함한 여야 의원 151명은 상산고 지정취소에 동의하지 말라는 요구서를 18일 유은혜 장관에게 보냈다.
이처럼 찬반 양측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자사고 지정 취소와 관련된 집회에 학교 측이 학부모와 학생들을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최근 서울 숭문고에서 21일 열린 서울 광화문 집회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참석해달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21일 논평을 내고 “학교가 학부모와 학생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다”며 “선생님들도 집회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는 통신문을 보낸 것은 학부모들에게 집회에 참석하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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