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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총선채비 ‘너도나도 출판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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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안보가 안보인다’ 북콘서트

이언주·이준석·김진표 등 잇단 출간

정치권에서 ‘책 바람’이 솔솔 불고 있다. 내년 총선에 앞서 정치인의 책 발간 빈도가 잦아지는 분위기다. 책 한 권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고 전문성도 알리는 등 다목적 포석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별위원회는 오는 25일 국회에서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집필에 참여한 ‘文 정권 2년, 안보가 안보인다’ 북 콘서트를 연다. 전날에는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자신의 철학과 정치 행보를 담은 책 ‘나는 왜 싸우는가’를 펴내고 국회에서 출간 기념회를 개최했다. 이 의원은 출판을 위해 1년여간 직접 글을 쓰고 수정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책 편찬과 함께 행사를 치른 정치인도 상당수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은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는 같은 달 10일 마포구 일대에서 그간 활동실적을 담은 책 ‘꿈꾸는 모래상자’ 출간 보고회를 진행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5일 출간 보고회를 겸한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다. 여당 내 경제통으로 꼽히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초 ‘구직 대신 창직하라’ 책을 내고 토크 콘서트를 마련했다.

사회 변화 의지가 큰 정치인의 특성상 출판 활동은 매력적인 소일거리다. 특히 총선이 다가올 때 정치인의 출판 활동에는 여러 계산이 함께 더해지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정치적 동지를 추리고 자신의 영향력을 알리는 데 활용 가능하다. 특히 축사와 기념사를 쓴 인사는 저자와 대개 정치적 뜻이 통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출간 기념회에 참석하는 인사들도 해당 정치인과 긍정적 관계를 유지 중일 가능성이 높다. 전날 이 의원의 행사에는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 홍문종 우리공화당 공동대표,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 보수 인사들이 총집합했다. 이 의원이 보수 정치권에서 갖는 영향력을 볼 수 있는 자리였다.

정치인에게 출판 활동은 그 자체로 다양한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스스로 원하는 자신의 이미지를 제목과 주제, 표지 구성으로 알리고 정치적 가치관을 전할 수 있어서다. 한국당 북핵외교안보특위 내지 4차산업혁명 특위 의원들의 출판 활동이 이에 딱 맞는 모습이다. 황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달에 펴낸 책도 그 사례다. 황 대표는 책 표지를 한국당의 상징색인 빨간색이 아닌 ‘밀레니얼 핑크’(분홍색)을 사용, 자신 이미지에 변화를 꾀했다. 총선에 앞서 청년·중도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큰 그림도 담았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책 제목부터 ‘공정한 경쟁’이라고 정하는 등 출판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지향점을 설명했다.

일각에선 정치인의 출판 활동을 부정적으로만 보기도 한다. 아예 정치 자금을 모으는 수단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국회 당직자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자서전 형식의 완성본으로 볼 수 없을만큼 조약한 책이 많았다”며 “요즘은 자정작용을 거치면서 많이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러한 오해를 뿌리 뽑고 싶다면, 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출간기념회에 관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데 (정치인이)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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