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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한국 호르무즈 파병 결정 임박…한일갈등 국면전환 계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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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보좌관, 정경두 장관과 면담

GSOMIA·호르무즈 파병여부 논의

한일 대립 속 美 ‘지렛대’ 역할 주목

오는 24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의 정경두 국방부 장관 면담 이후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파병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측은 이번 면담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대한 정부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 측 요청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호르무즈 해협 관련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지금까지 미국 측에서 호르무즈 해협 관련 우리 정부에 어떤 요청도 없었다”며 “다만 앞으로 요청이 있을 경우 우리에게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일 외교 갈등이 GSOMIA 연장 여부 재검토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한미일 군사공조 유지 차원에서 GSOMIA ‘유지’를 바라고 있고, 한국군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일단 미국이 원하는 카드를 들어주는 대신, 일부 사안에서 미국의 양보나 협력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사안인 ‘파병’ 카드를 수용하는 대신, 한일 관계에 있어서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에서 우위를 점하는 전략 등이 거론된다.

특히 미국이 볼턴 보좌관의 방한을 계기로 GSOMIA의 유지를 위해 일본 측의 전향적 자세 등을 촉구한다면 향후 정부가 외교전을 펼쳐 나가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방부는 이런 점을 의식해 볼턴 보좌관에게 한일 관계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지 않을 경우 GSOMIA 연장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일 간의 극한 대치 국면에서 미국이 중재자로 나서 일본을 움직이는 ‘지렛대’ 역할을 해주기를 우회적으로 요청하는 셈이다.

군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이미 가용 자원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거리 국외 파병을 하려면 4400t급의 신형구축함(KDX-Ⅱ)이 필요해 해군이 보유한 신형구축함 6척 중 1척의 동원 가능 여부가 관건이다. 이미 1척은 아덴만 해역에서 해적에 대응하는 청해부대로 활동하고 있고, 해군사관생도 순항훈련과 하와이 연합해상훈련(림팩) 등의 참가를 위해 2척이 투입돼 있다. 나머지 3척은 북방한계선(NLL) 등 영해 감시와 청해부대 교대 투입 준비 등을 위해 일정이 빠듯한 상황이다.

군 당국은 파병 이후 지난달 15일 발생한 삼척항 ‘해상판 노크귀순’ 사건이 재발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청해부대의 작전구역을 호르무즈 해협으로 전환하는 방안, 청해부대 외 추가로 1척을 파견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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