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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1983년 소련영공 넘은 KAL機는 미사일에 격추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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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 군용기, 독도영공 도발 ◆

러시아 조기경보기 1대가 우리 영공을 두 차례 침범한 초유의 사태에 대해 군이 적절한 대응 조치를 취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단 우리공군은 F-15K, F-16 등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차단기동을 실시하고 러시아 A-50 조기경보기에 두 차례에 걸쳐 경고 사격 360여 발을 가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러시아 조기경보기에 대한 대응 조치에 대해 "경고 방송과 차단 대응, 경고 사격 등 단계적 절차를 밟았다"면서 "이러한 효과 때문에 (러시아 군용기가) 남쪽으로 기수를 틀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러·중 군용기가) 적대 행위를 보였으면 (무력 사용 등) 조치가 됐을 텐데 그런 태도가 없었다"고 말했다.

국제법적으로도 영공을 침범한 외국 항공기가 명백한 적대적 행위를 감행하거나 적대적 의도를 보이면 무력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 군이 보다 신속히 초기 대응에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영공 침범 전에 전투기가 따라붙어서 영공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각국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외국 유·무인 군용기를 격추하는 사례는 국제사회에서도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과 핵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이란이 '미국 무인기가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면서 실제로 이를 격추한 사례도 있다. 2015년에는 터키 공군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항공기를 격추하기도 했다. 2016년 런던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비행편의 엔진 화재 감지 경보가 울려 러시아 한티만시스크 공항에 불시착한 바 있다. 당시 사상자는 없었지만 승객 182명은 다음날 대체 항공편을 타고 목적지로 갈 수 있었다. 기존 유사 사례를 감안하면 정부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소집을 요구하는 등 국제사회에 강하게 항의할 수도 있다. 실제로 정부는 1983년 옛 소련이 실수로 영공을 침범한 대한항공 007편을 격추했을 당시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청하고 강하게 항의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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