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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차르 푸틴 타도"…6만명 거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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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곳곳에서 공정 선거를 촉구하는 시위가 4주째 이어졌다. 다음달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것에 대해 반발하면서 지난달 20일부터 모스크바 시내에서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반정부 시위로 커지고 있다.

BBC방송은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로스토프나도누, 브랸스크 등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시위대 수만 명이 공정 선거를 촉구하며 정부를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시민단체 시위 참여자 수를 집계하는 비정부기구(NGO)인 '화이트 카운터'는 이날 모스크바 시위에 6만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시위가 2011년 이후 가장 큰 정치 집회라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열린 첫 시위에는 1만2000명이 참여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시위에는 각각 3500명과 1500명이 참여했다.

이날 시위대 중 일부는 크렘린궁으로 모여들었다. 이에 경찰 당국이 해당 지역을 봉쇄하고 강경 진압에 나섰다. BBC에 따르면 시위대는 '투표권을 달라' '거짓말은 충분히 했다' '자유 러시아' '푸틴은 도둑' '차르(러시아 황제) 타도' 등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손에 들었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146명,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86명이 경찰에 연행됐다고 밝혔다.

한 러시아 시민은 FT에 "더 이상 시의회 관련 문제가 아니다"며 "시위에 나설 더 많은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 모스크바 주재 외교관은 "러시아 시민들이 점점 정부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 사회에서 부당함이 커져 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치솟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9일 BBC는 러시아 여론조사 전문기관 '폼(FOM)'이 최근 실시한 조사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42%로 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지난 1월에는 부가가치세 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퇴직·연금 수급 연령을 상향 조정한 연금개혁안이 반정부 기류를 확산시켰다고 FT는 전했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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