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3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긴급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은 홍콩의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 확산에 대한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미·중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중국 전·현직 지도부가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를 앞두고 중국 고위 관료가 외교 활동을 위해 국외로 이동하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이번 회동에서 미·중간 긴급한 외교적 현안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13일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4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양제츠 정치국원은 미국 뉴욕을 방문해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다. 두 사람이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양국은 두 사람이 미·중 관계에 대해 광범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전했다.

양국은 최근 미·중 무역갈등에 이어 홍콩 시위 사태에 대한 책임을 두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어 두 대표가 이번 회동에서 홍콩 사태의 해결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한 소식통은 "이번 회동에서 중국 측이 홍콩 사태에 대한 미국의 개입 중단을 요구하고 강력한 법 집행의 정당성을 강조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 영사관의 정치부 책임자인 줄리 이데가 홍콩의 우산혁명의 주역을 만난 모습이 찍힌 사진을 두고 "미국이 시위 배후의 검은손"이라며 홍콩 시위에 대한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미국 외교관의 개인 정보와 사진 등을 흘리는 것은 폭력배 정권이 하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13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최근 미국 의원들이 홍콩 경찰의 강경한 시위 진압과 중국의 무력 개입 가능성을 우려한 발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은 홍콩에서 벌어지는 시위 사태와 미국의 연관성에 대해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미국 정치인들의 발언은 유력한 증거를 제공한 셈"이라고 주장했다.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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