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대의 대규모 점거 시위로 몸살을 앓았던 홍콩국제공항이 14일 정상적으로 공항 업무를 시작했지만, 후유증이 크다. 홍콩 정부는 "이틀간의 불법 집회로 모두 979편의 항공편이 취소돼 홍콩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국제공항은 이날 오후 들어 정상적으로 공항 업무를 시작했으나, 항공 스케줄 재조정 등으로 약 63편의 도착편 항공기 운항과 63편의 출발편 운항이 취소됐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지난 이틀 동안 272편의 항공편이 취소됐고, 5만5000여 승객이 그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14일 정상 운영에 들어간 홍콩국제공항에서 승객들이 출국장 문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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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세이퍼시픽은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됐던 조종사 1명을 업무 정지하고, 다른 조종사 2명을 해고했다. 해고된 2명 중 1명은 지난 12일 업무정지를 당했고, 나머지 1명은 홍콩 경찰 축구팀의 탑승 일정을 유출한 의혹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루퍼트 호그 캐세이퍼시픽 CEO는 12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불법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하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오후 공항 당국은 공항 점거 시위와 관련해 홍콩 법원이 발부한 임시 명령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임시 명령에 따르면 공항 내 시위는 터미널 도착장의 양쪽 끝 출구 옆 두 곳에서만 허용된다. 집회가 허용된 구역은 공항 이용객들이 많이 이동하는 구역과는 상당히 떨어져 있는 곳이다. 출국장을 비롯해 이 두 곳을 제외한 모든 구역에서 시위가 사실상 금지된다.
공항 측은 이 임시 명령을 어기고 시위를 벌이거나 방조, 교사하는 사람은 법정 모독 혐의를 적용받아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위대는 공항 시위를 보류하기로 했다. 일부 시위대는 이날 온라인에 "항공편 취소와 여행 변경 등은 우리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다. 홍콩인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원하고 있으며, 우리의 어려움을 이해해달라"며 사과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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