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과 가이드북 표지 작품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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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대 국제 예술제인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트리엔날레)에서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이 전시 중단된 것에 항의해, 세계 각국 작가들이 잇따라 자신의 작품 전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일본 언론들은 트리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한 작가 90개 팀 중에서 12개 팀이 작품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고 15일 전했다. 미국 비영리보도기관인 탐사보도센터가 자신들의 기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동영상 작품의 전시를 10일부터 중단했다. 탐사보도센터 작품은 소녀상이 출품된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바로 옆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었는데, 현재 로프를 쳐 입구를 막아놓았다.
올해 트리엔날레 주최 쪽이 주요하게 소개한 작품들의 작가들도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우고 론디노네가 전시 중단을 요구한 ‘고독의 어휘’는 트리엔날레 공식 가이드북 표지에 실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여러 자세를 취한 피에로 조각들을 전시한 작품이다. 론디노네는 12일 “표현의 자유는 빼앗을 수 없는 권리”고 쓴 문서를 주최 쪽에 보내,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시 중지 사태를 비판했다.
트리엔날레 개막식 때 소개된 피아 카밀(멕시코)의 작품 ‘무대의 막’도 작가가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 한국 쪽 2팀을 제외하면 전시 중단을 요구한 유럽과 중남미 작가 팀만 10곳에 이른다. 앞서 지난 3일 한국의 박찬경·임민욱 작가도 작품 전시 중단을 요구했다. 트리엔날레 해외 작가 팀이 66곳인데 이 가운데 20% 가까운 팀이 전시 중지를 요구한 셈이다.
이번 사태는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가 소녀상이 출품된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전체를 테러 예고 전화 및 메일 등을 빌미로 개막 사흘 만에 전시 중단하면서 벌어졌다.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출품 작품들은 임시 벽 뒤 전시장에 그대로 있으나, 입구가 막혀 관람객들이 볼 수 없다. ‘표현의 부자유전-그후’ 실행위원들은 경비 강화 뒤 전시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
트리엔날레 쪽은 전시 중단을 요구한 유럽과 중남미 작가들과 협의서 전시를 이어가려 하고 있으나, 타격은 불가피하다. 한편, 파문이 확산되자 예술제 고문을 맡았던 평론가 아즈마 히로키는 14일 트위터에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녀상 전시가 “정치적으로 이용됐다”며 소녀상 전시 중단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쪽이다.
한편, 아이치현은 14일 이번 트리엔날레와 관련해 받은 협박 이메일 770통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메일에는 "현의 시설과 학교에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이겠다" “직원을 사살하겠다” 같은 내용이 들어있었다.
도쿄/조기원 특파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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