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02 (토)

미 장·단기 금리 역전에 경기침체 우려…“예전과 달라” 반론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 10년국채 금리, 2년물 밑으로

2007년 6월 이후 12년만에 처음

영국·독일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

“무역전쟁에 안전자산 수요 몰린 탓

미 낮은 실업률·소비 튼튼 여전” 반박

옐런 전 연준의장 “침체 가능성 안 커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등 주요국의 장기국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추락하면서 장·단기 금리가 뒤집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각) 미국 국채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0년 만기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아졌다. 한국시각 15일 오후 4시 현재 금리 역전이 지속되고 있고 초장기물인 30년 만기 금리는 한때 2% 선이 무너지며 사상 최저치를 고쳐 썼다.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면 경기침체가 다가온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단기금리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영향을 직접 받지만, 장기금리는 향후 경기와 물가에 관한 전망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에도 10년 금리가 3개월 금리보다 낮아진 적이 있지만, 시장에서는 2년 금리를 훨씬 중요한 비교 지표로 주목해왔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자료를 보면,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뒤집힌 것은 2007년 6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에는 금리가 역전된 뒤 1년여 만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바 있다. 두 금리의 역전 현상은 1978년 이후 5차례 발생했고, 예외 없이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그렇다고 바로 침체에 빠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금리 역전 이후 경기침체가 나타나기까지는 평균 22개월이 걸렸다.

이날 유럽 주요국의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국채금리가 0%대인 영국에서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10년물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독일도 10년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러한 국채금리 급락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제지표는 좋지 않게 나왔다. 독일은 수출부진으로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전 분기 대비 -0.1%)으로 돌아섰다. 중국의 7월 산업생산은 4.8% 증가에 그쳐 17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금리 역전이 과거와는 달리 경기침체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 경제의 경우 낮은 실업률과 탄탄한 소비 등으로 금리 역전을 제외하면 위기가 임박했다는 신호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장기국채에 자금이 몰려 금리가 떨어지는 것이지, 경기 전반에 대한 악화 신호로 볼 수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장기금리가 떨어지는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며 “미국 경제가 침체로 갈 가능성이 증가하긴 했지만,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미국 경제의 성장세는 둔화하겠지만 2020년까지는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 넘게 하락했지만 중국 상하이지수는 소폭 올랐다. 앞서 미국 다우지수는 올해 들어 최대폭인 800.49포인트(3.05%) 폭락했다. 국제유가도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등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3% 넘게 급락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동영상 뉴스 ‘영상+’]
[▶한겨레 정기구독] [▶[생방송] 한겨레 라이브]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