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규모 주말 집회 예정…유혈진압-평화적 해결 ‘분수령’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들이 모여 중대 현안의 방향과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막을 내리면서 홍콩 사태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오는 18일 홍콩 범민주 진영이 개최하는 대규모 주말 집회가 예정된 가운데, 홍콩 시위가 유혈 진압과 평화적 해결 사이에서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와 중국중앙TV는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상무위를 주재했다며 사실상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났음을 시사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산하 무장경찰의 군용 트럭과 장갑차들이 15일 홍콩 인근 도시인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스포츠 스타디움에 줄지어 서있다. AFP통신은 이날 "홍콩과 불과 7㎞ 떨어진 선전 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중국 무장경찰 수천명이 경기장 내부에 장갑차를 배치하고 붉은 깃발을 흔들며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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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또한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에 기고문을 통해 빈곤 타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를 건설하자며 민심 수습에 나섰다. 베이다이허 회의가 마무리됨에 따라 중국의 전·현직 수뇌부가 홍콩 사태 해결과 관련해 어떠한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만 빈과일보는 시진핑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홍콩 사태에 무력 개입 대신 준엄한 법 집행으로 해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중국 본토의 무력 개입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의견도 있지만, 최근 중국 정부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 부처가 베이다이허 회의가 종료될 때쯤 미국 무역 갈등과 홍콩 사태 등에 대해 연달아 강경 발언을 쏟아 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홍콩 시위대의 홍콩국제공항 점거 농성을 ‘테러’로 규정하고 홍콩에서 10분 거리의 선전에 수천 명의 무장 경찰을 대기시킨 상태다. 또한 중국 및 홍콩의 기본법과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의 어록까지 동원하며 중국군 투입의 정당성을 설파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홍콩주재사무소의 셰펑은 지난 15일 한 포럼에 참석해 "홍콩 사태의 본질은 일부 세력이 홍콩 특구의 합법적인 정부를 전복하려는 데 있다"면서 "중앙 정부의 권위에 도전하고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뿌리를 흔들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셰펑은 "홍콩 반환 22년 이래 지금이 가장 위험한 상황으로 현재 급선무는 폭동을 저지하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중화민족의 부흥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수치스러운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홍콩의 일은 순전히 중국의 내정"이라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에 ‘홍콩은 중국의 일부분이다. 그들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 그들은 조언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미국이 말한 대로 행하기를 바란다"며 개입하지 말것을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중 무역 협상보다 홍콩 사태 해결이 먼저라며 적극 개입 의사를 밝혔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홍콩 문제를 신속히, 인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길 원한다는 데 한치의 의심도 없다"며 "중국은 (무역) 협상을 타결짓고 싶어한다. 그들이 먼저 홍콩을 인도적으로 해결하도록 하자"고 했다. 홍콩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미중 무역협상을 미룰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전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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