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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아파트 외벽 틈 18㎝ 균열에 주민 90여명 긴급 대피…환기시설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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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의 한 아파트 외벽에 균열이 발생해 주민 90여명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비상점검 결과 건물 붕괴 등의 우려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수원시는 외벽 균열을 만든 환기시설을 즉시 철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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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파트의 균열이 생긴 부분 [사진 수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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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구조물 즉시 철거



수원시는 19일 오전 외벽에 금이 간 수원시 권선구 A아파트 앞에서 브리핑을 열고 "안전진단 결과 건물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건물과 외부구조물인 정화조 환기 통로의 사이가 벌어져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즉시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화조 환기 통로는 균열이 발생한 이 아파트 15동에만 있다. A 아파트는 1991년 준공됐는데 정화조가 있는 15동에만 1991~1992년 사이에 환기 통로를 설치됐다고 한다.

수원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30분까지 1시간 30분 동안 전문가 등을 동원해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건물과 정화조 환기 통로를 연결하는 연결철물(정착앵커)이 절단된 것을 발견했다. 연결철물은 모두 4개다. 수원시는 "환기 통로로 빗물이 들어오고 바람 등 외부요인으로 부식이 생겨 절단되면서 그 하중을 견디지 못해 건물과 정화조 환기 통로 사이에 균열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는 이날 오후부터 아파트 외부에 안전가시설을 설치하고 콘크리트 구조물을 층별로 철거해 크레인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철거 작업엔 최소 3~4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아파트관리사무소장이 참석하는 주민회의를 통해 철거 관련 내용을 공유하기로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전문철거업체 선정과 철거과정에 생길 수 있는 안전조치 계획 수립, 소요 예산 등까지 안전을 우선 고려해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 주민은 "전날 '쩍'하는 소리를 듣긴 했는데 이후 주차된 차 이동은 물론 주민도 대피하라고 해 깜짝 놀랐다"며 "앞으로 무서워서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항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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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한 아파트 벽면에 균열이 가 있다. 지난 18일 발생한 균열로 해당 동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으며 안전기술사와 수원시 관계자들이 육안으로 비상점검한 결과 아파트 7~15층 구간에서 본 건물과 환기구조물 사이의 이음 부분이 떨어져 18㎝ 가량 틈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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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열 신고에 아파트 사는 92명 긴급 대피



앞서 지난 18일 오후 7시2분쯤 소방당국에 A아파트의 외벽에 금이 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한 주민은 "아파트 한 동의 벽면에서 콘크리트 등이 떨어지고 기둥 하나가 무너질 것 같다"고 신고했다.

균열은 이 아파트 15동 1~2라인 7~15층 구간에서 생겼다. 아파트 본 건물과 환기 구조물을 잇는 이음 부분으로, 최대 18㎝가량의 틈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과 수원시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균열이 생긴 아파트 1~2호 라인에 사는 주민 92명을 인근 경로당과 교회로 긴급 대피시켰다. 현재 17명만 경로당과 인근 교회에 머물고 있고 다른 주민들은 친척 집이나 숙박업소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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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의 균열이 간 아파트에서 수원시 관계자가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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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정화조 환기 통로 철거 작업이 시작되면 기존 15동 1~2라인 주민들뿐만 아니라 3~4라인과 5~6라인 1층에 사는 주민들도 분진이나 낙하물 피해 등으로 이주해야 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수원시는 이 아파트관리사무소 2층에 현장통합지원본부를 설치하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도 전날 현장을 찾아 "철저하게 건축물을 점검하고, 긴급대응·주민지원체계를 구축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고,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철거업체에서 정화조 환기 통로 철거 작업에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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