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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화살머리고지 발굴 유해는 남궁선 이등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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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강원도 철원군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고지에서 완전유해로 발굴된 6·25 전사자 신원이 남궁선 이등중사(사진)로 확인됐다. 화살머리고지 유해 신원 확인은 지난해 10월 고(故) 박재권 이등중사에 이어 두 번째다.

유해는 지난 5월 30일 발굴됐고 유족이 등록한 DNA 시료를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고인이 참전할 당시 3세였던 아들 남궁왕우 씨(69)가 2008년 등록했던 DNA 시료로 신원 확인이 가능했다. 남궁씨는 2008년 2월 국군수도병원에서 DNA 시료 채취를 위해 혈액검사를 했다. 이후 11년 동안 애타게 소식을 기다려 온 결과, 아버지를 유해로나마 만날 수 있게 됐다. 남궁씨는 "지금 이 순간 아버지를 찾았다는 생각에 꿈인지 생시인지 떨려서 말을 하기 힘들다"며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고인의 여동생 남궁분 씨(83)는 "살아생전 고생만 하다가 군에 가서 허망하게 돌아가셨는데, 지금이라도 오빠를 찾게 되어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남궁 이등중사는 1남 1녀를 둔 뒤 23세에 입대해 1952년 4월 30일 국군 제2사단 32연대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전사자 유해 매장 기록지에 따르면 고인은 소총수로서 철원 상석지구 전투에 참가했으며, 1953년 7월 9일 중공군의 대대적인 공습으로 인한 교전 중 105㎜ 포탄이 낙하해 현지에서 전사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유해에는 포탄 파편으로 인한 다발성 골절 흔적이 있으며 지난 4월 12일 고인의 우측 팔이 화살머리고지 내 전투 현장에서 먼저 발견됐고 이후 유해 발굴 확장 작업을 통해 5월 30일 완전유해로 최종 수습됐다.

국방부는 유가족과 추석을 함께 맞이할 수 있도록 유해 귀환 행사를 추석 전에 거행할 예정이며,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6·25 전사자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 채취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전자 시료 채취에 동참한 유가족은 3만7300여 명으로 이는 6·25전쟁 이후 미수습된 유해 12만3000여 위, 수습되었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1만위 등 총 13만3000여 위에 비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허욱구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마지막 한 분까지 찾는 것이 국가의 마땅한 책무지만 아직 12만여 명을 수습하지 못하였고 수습한 1만여 명 또한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우리 호국 영웅들을 가족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서는 유가족의 유전자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9·19 군사합의를 통해 군사적 긴장을 실질적으로 완화해 66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돌아오지도, 우리가 다가가지도 못했던 비무장지대 내 유해 발굴이 가능해졌다"면서 "호국 영웅 마지막 한 분까지 하루속히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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