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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지소미아 종료 파장] 고집스런 日에 文 ‘돌직구’…당분간 韓日 ‘샅바싸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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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초강수’에 日 “안보상황 오판말라” 반발

“실망스럽다”는 美 반응도 우리 정부에는 ‘부담’

입장 팽팽 한·일 모두 “태도 바꿔야 대화 가능”

헤럴드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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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최악으로 치닫는 한일관계에 초강력 승부수를 띄웠다. 문 대통령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라는 카드를 꺼내며 ‘역사 전쟁’과 ‘경제 전쟁’에 이어 ‘안보 전쟁’으로까지로 한일 갈등은 확전하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경우, 재검토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지만, 여전히 대화 가능성은 낮아 한일관계를 둘러싼 잡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우리 정부는 미국에 지소미아 종료의 당위성을 설명했고 미국이 이를 이해했다고 한 반면, 미국 측은 “그런 적 없다”며 유감을 표명해 굳건했던 한미동맹에 균열 조짐을 보임으로써 한미일 공조체제가 흔들리는 양상이다. 청와대는 이런 점을 예상했다면서도 “한미일 공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한미일 간, 또는 한일간 팽팽한 신경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청와대가 4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지소미아 종료라는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일본의 태도가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강행한 이후 좀처럼 태도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맞대응 카드로 정부가 일찌감치 ‘지소미아 종료’를 언급해왔던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결정 당일까지도 정부 내에서는 “지소미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본과의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이 계속됐고, 지소미아를 단순히 양국 간의 문제로 볼 수도 없기 때문에 유지 의견도 있었다”며 “그러나 지난 21일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좀처럼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며 종료 쪽으로 의견이 기울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정부의 설명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의 이번 결정에 대한 비판 목소리도 제기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지소미아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맺은 협정이었는데, 이번 종료 결정은 스스로 정보 교류 기회를 차단하는 ‘외교적 자해’에 가깝다”며 “스스로 자해하며 별다른 대일 대응 카드가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꼴”이라고 했다.

특히 “실망스럽다”며 지소미아 종료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미국도 우리 정부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실망스럽다”며 한일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는데, 이는 전날 청와대가 “미국도 우리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고 했다”는 설명과는 온도차가 크다. 이에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우리가 일본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한미일 3각안보 협력체제에서 우리 스스로 빠져나온 것”이라며 “미국은 문재인 정부가 국내 정치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동맹을 위험에 빠뜨리는 도박을 하고 있다고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일본 정부도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두고 “오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고노다로 일본 외무상은 담화를 통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완전히 오판한 대응”이라며 “한국의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움직임 탓에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으로 한국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한일관계를 둘러싼 앞으로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우리 정부는 일본 측이 부당한 수출 보복 조치를 철회하고 우호관계를 회복한다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며 협상 여지를 남겼지만, 고노 외무상은 지난 22일 “지금 한일관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한국 대법원의 판결로 인한 국제법 위반 상황’”이라며 “한국이 먼저 대법원 강제징용 배송 판결을 시정해야만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하는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검토 여지를 남겼지만, 일본 측의 태도 변화가 보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은 낮다”며 “일본 역시 지금 상황에서 태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o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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