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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

상폐로 기운 코오롱티슈진…업계 "영향 제한적" 선긋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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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기심위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코오롱생명과학 타격 불가피…美 임상3상 재개 총력 기울일듯

-제약·바이오업계 "개별 기업 이슈"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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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로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상장폐지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부터 연달아 터진 악재로 부침을 겪은 제약·바이오업계는 개별 기업의 이슈인 만큼 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견실한 업체의 주가가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심' 결과 상장폐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26일 기업심사위원회 심의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주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HC)가 담긴 1액과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주사제다. 2017년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2액의 형질전환세포가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드러나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종 품목 허가 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에 거래소는 인보사의 성분이 뒤바뀐 것과 관련해 상장심사 서류상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누락에 해당한다고 판단, 코오롱티슈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대상으로 정했다.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정에 따라 당장 코오롱티슈진은 물론 모회사 코오롱생명과학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동안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사로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도 급락할 수밖에 없다. 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티슈진 지분 27.26%, 12.5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다만 곧바로 상장폐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소는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15영업일(다음 달 18일) 이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심의·의결한다. 코스닥시장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나더라도 회사 측이 이의신청을 하면 한 차례 더 심의를 연다. 사실상 '3심제 방식'이라 최종적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되기까지는 최대 2년 이상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만약 최종적으로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그대로 코스닥시장에서 '아웃'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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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美 임상 재개 사활 걸듯= 1심 결과이긴 하지만 기심위의 상장폐지 결정은 코오롱 측으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거래소가 코오롱티슈진이 인보사의 성분 변경 등 중요사항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 처분을 인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코오롱 측은 최대 2년이 걸리는 상장폐지 최종 결정 기간 동안 마지막 남은 카드라 할 수 있는 미국 임상 3상시험 재개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임상 재개는 사실상 인보사 밖에 없는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운명을 쥐고 있는 카드다.


그동안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 임상시험과 본안소송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인보사의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미국 임상시험 재개를 발판삼아 인보사로 재기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러려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임상 3상을 승인할 때까지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등 악재가 없어야 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지난달 5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인보사의 원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과 협력해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제적으로 공신력 있는 학자와 학회, 기관 등을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 신약으로서의 가치 등을 추가적으로 검증하겠다"고 밝힌 것도 그래서다.


그러나 지난 13일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집행정지 패소에 이어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까지 이어지면서 코오롱 측의 위기감이 커지게 됐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남은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간단한 공식 입장만을 밝혔다.


◆제약·바이오업계 선 긋기= 한 때 시가총액 10위권에 올랐던 코오롱티슈진이 1년9개월만에 증시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몰리면서 제약·바이오 업계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파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까 우려하고 있다. 당장 기심위 심의 결과를 앞두고 제약·바이오주가 하락세를 보였다. 셀트리온을 비롯해 셀트리온헬스케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대웅제약, 헬릭스미스, 메디톡스, 휴젤, 에이치엘비, 제넥신, 신라젠 등이 하락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이슈는 이미 시장에 반영된 상황인 만큼 업계 전반의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인보사 사태를 이미 이슈화된 부분이라 직접적인 충격은 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이슈이고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 업계 전반으로 악재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돼 견실한 바이오업체를 중심으로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일시적으로 주가가 떨어질 수 있겠지만 기대감만으로 투자하는 바이오주와 제약주는 다르다"며 "제약주는 바이오주와 달리 충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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