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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중국군, 동중국해 훈련으로 미·일·대만 세 마리 토끼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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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8일 대만 가까운 저우산도 해역

“실제 무기를 사용하는 훈련” 전개해

28~9월 3일엔 황해 북부서 군사훈련

우리와 가까운 곳으로 의도 주목해야

중국 인민해방군이 해상에서의 잇단 실전 군사훈련으로 미국과 일본, 대만 등 3국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일석삼조(一石三鳥) 효과를 노리고 있다. 29일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중국의 저장(浙江)해사국은 26일 항행 경고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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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해방군이 대만과 가까운 저장성 저우산군도 해역에서 26~28일 사흘 동안 실전 훈련을 벌였다. 사진은 중국군 침입에 대비한 대만특수부대의 훈련 모습.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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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부터 29일까지 동중국해에서 “실제 무기를 사용하는 훈련”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훈련 범위는 주로 저우산다오(舟山島) 주변 해역으로 저장성 저우산(舟山)시 남동쪽, 타이저우(台州)시 동북쪽이다.

중국군이 무기를 사용하며 실전 훈련을 벌이는 곳은 저우산군도의 동쪽 바깥 해역으로 대만의 푸구이자오(富貴角)에서40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수역이다. 중국군 훈련은 최근 대만이 미국으로부터 최신 전투기 F-16V 66대를 들여오기로 한 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대만 국방부는 28일 “연합 정보감시체계를 활용해 중공 해·공군에 대한 동태 파악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한데 눈에 띄는 건 최근 대만 국방부의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이 얼마 전 발표한 보고다.

중국은 현재 소프트 파워 수단에 군사 훈련이란 하드 파워를 더해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데 “진짜는 가리고 가짜를 내세우는, 즉 가짜로 진짜 속셈을 가리는 전법을 많이 구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인민해방군은 현재 대만에서 멀지 않은 남동 연안에서 여러 전구(戰區)에서 동원한 육·해·공군 모든 부대가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진짜 훈련은 여기 있는데 다른 곳의 훈련을 강조해 주의를 분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는 28일 중국 인민해방군이 동중국해에서 벌이는 이번 실전 훈련은 적어도 대만과 미국, 일본 등 3국을 한꺼번에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으려는 속셈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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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민해방군은 26~28일 대만과 인접한 수역에서의 훈련에 이어 28~9월 3일엔 우리와 가까운 황해 북부에서 군사훈련을 벌인다. [중국 환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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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미국에 대한 경고다. 지난 한 달간 중국은 세 차례 군사훈련 실시를 공표했다. 7월 말에도 중국 해방군은 대만해협에서 두 차례 대규모 실전 훈련을 벌였다. 한데 주목해야 할 건 이 모든 훈련이 미군 전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직후에 벌어졌다는 점이다.

동중국해는 미국이 늘 중국 견제를 위해 전함을 보내고 있는 곳으로 이번 훈련은 이 같은 미국의 움직임에 대항하는 성격을 가진다. 두 번째는 대만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는 점이다.

중국군의 훈련 수역이 대만의 남북 두 날개 중 북쪽 날개를 공략한다는 의미를 가져 해방군이 실전 훈련에 돌입할 때마다 대만군은 중공군의 측면 공격 대비를 위해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 번째는 동중국해에서 중국과 센카쿠(尖角, 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관련해 영유권 분쟁을 빚는 일본에 대한 압박이다. 동중국해의 주권과 자원을 둘러싼 갈등으로 일본은 중국의 훈련 상황에 민감하다.

한편 중국 랴오닝(遼寧)성다롄(大連)해사국도 지난 26일 항행 경고를 내놓았다. 28일부터 9월 3일까지 황해 북부에서 군사임무를 집행하는 훈련을 벌인다는 것이다. 군사임무가 무엇인지 자세히 밝히지 않았으나 우리와 가까운 곳의 훈련으로 주목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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