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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우리·하나은행, 3월 이후 ‘기초자산 악화’ 징후에도 DLF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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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 3월 독일 국채와 영국과 미국 이자율스와프(CMS) 등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기초자산의 금리가 하락하거나 글로벌 금융환경이 악화한 상황임에도 5월까지 지속적으로 해당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진행 중인 두 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서 금리 하락기에 해당 상품 판매를 강행한 배경을 파악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자유한국당 김정훈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달 22일을 기준으로 각 은행에서 판매돼 잔액이 남은 DLF는 우리은행 93개, 하나은행 117개다.

경향신문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금리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우면서 이 금리를 기반으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 투자하는 DLF 일부가 전액 손실 위기에 처했다.

독일 국채 금리는 미·중 무역분쟁과 금융 불안 등의 영향으로 지난 3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 우리은행은 그러나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 판매를 중단하지 않고 5월말까지 계속 팔았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DLF 93개 가운데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지난달 22일 수준(-0.692%)으로 만기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손실률이 84∼98%에 달하는 상품은 19개다. 19개 상품 모두 올해 3월21일 이후 판매됐으며 투자 금액은 총 1236억원에 달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3~5월 판매 당시 금리가 소폭 하락했으나 국내·외 주요 금융기관 등에선 독일 국채 금리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미국 기준금리 동결이 예상되던 올해 3월 초부터 미국·영국 CMS 연계 DLF를 판매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왔으나 4월과 5월에도 4개 상품에 163억원 투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 3월8일 PB 전체 채널을 통한 DLF 상품의 판매를 중지한 바 있다”며 “고객의 요청이 있었던 4개 영업점에서 6명의 고객에게 제한적으로 상품이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김정훈 의원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산하 연구소가 작년 말과 올해 3월 독일과 미국의 금리 하락을 전망했는데도 거액의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을 판매했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한 채 판매 수수료 수익에 치중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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